40대 남자가 세상을 살아가는 법
뭐? 애 밴 남? 배 나온 사람한테 하는 농담이야?
뭐? 테 토 남? 토트넘이겠지. 축알못 티내지 말라니까!
에겐남을 애밴남이라고 한 것은 누가 이야기했던 것을 들었던 것이고, 토트넘 이야기는 손흥민 시절을 그리워하며 떠들어대던 동료의 이야기를 듣다가 무심히 생각난 말이다.
고백하자면 사실 나도 에겐남, 테토남이라는 말 뜻을 알게 된 건 며칠 되지 않았다. 누구한테 들어서 알게 된 것도 아니고, 인터넷을 기웃거리다가 우연히 보게 된 짤에서 알게 되었다.
에겐남은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많을 것 같은 남자. 외모를 꾸미는 데 관심이 많고 여사친이 많으며 몸 쓰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테토남은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많을 것 같은 남자. 외모는 깔끔하게, 남자 친구가 많으며 운동에 목숨을 건다.
찬찬히 내용들을 살펴보자니, 그리스와 로마의 의사, 철학자들이 주장하던 4체액설이 떠오른다. 인간의 몸은 혈액, 점액, 황담즙, 흑담즙으로 구성되어있으며 모든 병과 심신의 장애는 체액들 중 하나라도 모자르거나 넘치면 발현된다고 했다.(출처 : 위키피디아)
직접적으로 관련되지는 않지만, 혈액형에 따라 성격을 나누는 것도 여기서 파생된 것으로 보인다.(이건 출처가 나무위키) 그런데 에스트로겐이나 테스토스테론은 호르몬이고, 호르몬은 액체이니 에겐남, 테토남하는 것도 모두 4액체설의 방계 자손(?)이 아닌가 싶다.
사실 에겐뭐시기, 테토뭐시기의 기원을 설명하기 위해 그리스와 로마까지 들먹이며 이 글을 시작한 것은 아니다.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는 엊그제 나보다 두 살 어린 동서와 통화하는데, “형님, 테토남이 뭐예요?”라고 묻길래 (겨우 며칠 전에 알아놓고선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것처럼) 신나게 설명한 것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아, 두 살 어린 동서보다 내가 요즘 말을 더 잘 아는구나! 설마, 나 영포티였던거야?
다시 돌아와서. 그럼 나는 에겐남인가 테토남인가. 외모를 꾸미는데 큰 관심은 없으니 테토남같기도 하고, 그렇다고 운동을 좋아하지는 않으니 에겐남이기도 하고, 친구는 남자고 여자고 다 없으니(극히 소수의 남자 친구 빼고는) 둘 다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모르겠다. 딱 두 개 중 하나를 고르라고 하면 난 뭐라고 대답을 못하겠다. 짜장면도 아니고 짬뽕도 아니고, 그렇다고 짬짜면도 싫고. 그냥, 그냥 남들이 날 뭐라고 부르던간에 그냥 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