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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랑 Dec 06. 2023

뜨개에서 인생 배우기

쌓아가기와 푸르시오

뜨개의 핵심은 쌓아가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마치 프린터기가 사진을 출력하는 것처럼 처음에는 이게 맞는건가? 하는 생각이 든다. 메리아스 뜨기를 하던, 한코 고무단 뜨기를 하던, 꽈배기 무늬를 넣던 처음 한 두단은 어딘가 어색하고 무슨 모양이 나오고 있는지 알기 어렵다. 무늬가 많으면 많을수록 더.


그런데 한 5단 정도만 떠도 명확한 무늬와 규칙이 나온다.

래글런 늘림은 이런 식으로 가운데 코를 중심으로 대각선 무늬가 나오고

이랬던 꽈배기는

요렇게 예쁜 무늬가 된다.


기다림과 꾸준함 그리고 확신. 뜨개를 처음 시작했을때는 어떤 모양이 맞는 건지 알 수 없으니 무작정 한코 한코 뜨는 수 밖에 없었다. 조금 익숙해지고 난 지금은 대충 어떤 도안에서 어떤 무늬가 나올지 예측할 수 있으니 두려움이 덜하다. 물론 그래도 틀리는 경우가 허다하지만.


사실 모든 일이 그런거 같다. 처음에는 어렵고, 이게 맞는건가 싶고, 틀리면 어떡하지 하는 불안감이 밀려온다. 하지만 그게 틀린지 아닌지는 해봐야 알 수 있는거고 대부분은 그저 지나친 걱정에 불과하다. 그리고 만에하나 틀렸더라도 풀고 다시 하면 된다. 푸르시오는 고통이지만 꼭 필요한 과정이니까.


틀린다고 죽지 않고 수정하면 더 멋진 작품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수정하는 과정에서도 많이 배운다. 그러니 틀리고 수정하는 과정을 두려워하지 않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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