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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강석 Feb 27. 2024

이 시대의 먹이사슬

타산지석도 좋고 온고이지신은 더욱 더 좋겠습니다. 요즘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속에 투영되는 선현들의 지혜를 담은 글이 떠오르는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도 자꾸만 아주 평이하고 기본적인 속담과 격언이 교차됩니다.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고 모든 것을 내려놓으면 새로워진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절대로 바람으로 나그네의 옷을 벗기지 못하고 따스한 태양의 양지를 유지할때 나그네는 스스로 윗옷을 벗고 손수건으로 땀을 닦으며 따사로운 봄을 찬양합니다.


그런데 자꾸만 갑속의 칼을 꺼내어 숯돌에 문질러 날을 세우고 아무도 없는 방에서 가끔은 그 칼을 가로세로, 위아래로 휘둘러보더니 이내 누군가 카메라 기자의 렌즈에 잡히기도 합니다. 브메랑입니다. 사실 부메랑은 대단한 기술입니다. 열매를 따거나 사냥을 하기위해 던진 부메랑은 다시 자신에게 날아와 날렵하게 잡는 진기명기를 보여주는 기술입니다. 하지만 열매를 따고 산짐승을 잡기위해 던진 부메랑이 자신에게 날아와 상처를 입힐 수 있기에 요즘의 세태를 부메랑과 같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아마도 권력의 칼날이 무디어지면 그 권력앞에서 잠시 고개를 숙인 민초같은 풀입들은 가을의 추상같은 화살이되어 권력자 앞으로 날아들 것입니다. 그런 화살이 날아들기도 전에 권력은 이미 힘을 잃고 그 자리에서 가루가되어 마침 내린 소나기에 쓸려갈지도 모를 일입니다. 생태계에 죽은 동물의 사체가 보이지 않는 것은 죽지 않아서가 아니라 죽기전에 이미 다양한 먹이사슬이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정치판은 먹이사슬 이상으로 빠른 반응을 보입니다. 동물은 다치거나 죽음 직전에 이르면 세균등 보이지 않은 생명체의 활동이 시작되고 하이에나, 악어 등 엄청난 포식자들이 행동을 시작합니다만 인간의 정치판에서는 멀쩡한 인물을 찍어내기도 하고 부족한 사람도 영웅으로 만들어 정치적 제물로 쓰기도 합니다. 더러는 자신이 제물인줄도 모른채 행사장 단상에서 박수를 치고 있습니다.


바른 자세, 옳은 판단으로 운영되는 조직에서도 더러는 음모가 자행되는 것을 봅니다만 또다른 집단에서의 작금의 행태는 살아온 삶을 모조리 살피고 반성해야 하는 화두를 던지고 있습니다. 이같은 판에서 어떤 정의가 살아남고 어떤 민주주의가 싹을 틔울 것인가에 대한 회의를 갖습니다. 그냥 그런 판인가 봅니다. 이판사판보다 더한 야단법석스러운 일입니다.


공직근무중에 업무에 대한 과도한 열정으로 잠시 '범죄단체조직 및 동 행사'까지 갈뻔한 상황을 마주한 때가 있었습니다. 최종적으로는 업무와 관련하여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고등법원까지 불려가서 의법처분을 받은 바입니다. 사회의 기본이랄 수 있는 행정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 범죄단체 조직으로 투영되는 세상이었습니다. 


며칠전 지인의 저서를 받았습니다. 정치인 이야기를 겁나게 평가합니다. 거의 실명이 나올 정도로 글을 쓰고 평가를 하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홀로보는 사이버 공간에 올리는 글조차 사회와 주변과 가족의 평가를 염려하며 글의 수위를 조절하는 바입니다. 그런데 지인은 강하고 예리하세 쓰고 평가합니다.


혹시 그래서 유명작가, 베스트셀러의 작가가 되려면 독신이거나 미혼이고 자녀도 없고 직장도 다니지 않아야 할 것 같습니다. 오로지 독자와의 대화로 자신의 창작활동을 할 수 있어야 명저의 작가가 가능하겠습니다. 이 눈치 저 상황을 챙기면서 명품의 글을 써낼 수 없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몰래 써놓고 한번 읽어보고 바로 지우는 것도 방법이기는 하겠으나 누구도 모르는 자신만의 글을 쓰고 지우기보다는 그냥 나홀로 상상하고 곧바로 망각하는 편이 편리하겠습니다.


이제 두어달 지나면 결과가 나올 일입니다. 결과가 나오면 다양한 평가가 그 뒤를 따를 것입니다. 다만 동서고금에서 수천년전 선인들의 말씀이 컴퓨터, 자동차, 우주선, 핵무기의 시대에도 통하는 것을 보면 인간의 품성이나 속성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증거입니다. 그러니 과거로 돌아가서 현재를 보고 미래를 예측하는 혜안을 가져야 할 분야의 인물들이 요즘에 특히나 바쁘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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