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다 행복하면 좋겠다

프롤로그

by 스몰토크

엄마라고 해서 다 어른인 것은 아니다.

아이를 잉태하고 낳아 기르면서 우리는 자식의 성장을 통해 엄마로서의 내면이

점점 성숙하게 익어져 간다.


아기가 천진난만하게 웃으면 감출 수 없는 웃음으로 함박 미소가 지어지고,

아파 울면 저려오는 고통으로 밤을 새우며 같이 울기도 한다.


철없던 엄마가 아이와 더불어 삶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을 겪고,

그 맷집으로 견뎌내고 일어설 수 있는 힘이 조금씩 생기면,

그제야 서서히 어른이 되어간다.

더불어 내가 나이 들어가고 있음도 알게 된다.


정해져 있는 시간은 얄미울 정도로 공평해서 마음대로 늘렸다, 줄였다 할 수가 없다.

아이와 부대끼면서 차츰 철이 들어가고,

밑바닥 본능에서 꿈틀거리며 우러나오는 모성애에 눈을 뜰 때쯤이면,

우리가 그랬듯이,

아이들은 우리 곁을 떠나게 된다.


삐삐 경적 울리며 떠나버린 기차는 멈추지 않는다.

더 이상은 소용이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는 시점이 다가온다.


어느 날 갑자기 다가온 이별 예감,

연인과 헤어지는 것과는 또 다른 이별.


아들과의 분리(分離) 앞에서

아프지만 안 아픈 척, 어른으로서 초연해야 했고,

진즉부터 추억 쌓기 시간을 좀 더 많이 가져볼 걸 그랬다는 후회가 밀고 들어와

마음 한구석이 쓰려오기도 한다.


그런 이유로 아들과 함께 지나온 그 시간 속에

다시 한번 머물러 보고 싶어 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태어나면서부터 나의 품을 떠나기 전까지

아들과 만들어 온 시간들에 대한 이야기.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는 계속 성장해 가는 대견한 아들이

정작 품에서는 자꾸 멀어지는 듯한 서운함

별책부록처럼 따라오는 쓸쓸함허무함 등의 다양한 감정과

소용돌이치는 마음속 느낌에 대한 일종의 고백이다.


최선을 다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밀려드는 회한(悔恨)과 애틋한 미련으로

아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한 엄마로서의

늦은 후회와 옅은 자책으로 써내려 갔다.


가슴속 깊은 곳에서부터 울려오는 감정들을 꾹꾹 담아 쓴 이 이야기가

어디엔가 나와 닮은 마음이 있다면

작은 위안으로 전해졌으면 좋겠고,


내가 제일 부러워하는 젊은 엄마와 아빠들이 읽어준다면

아이들과 원(怨) 없이 사랑하고,

언젠가 때가 되면

미련 없이 품 안에서 떠나보낼 수 있는 마음의 준비 내공을

조금씩이라도 쌓아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아이들과 또 다른 이별을 앞두고 아파하는 당신,

지난 시간을 되새김질하고 있는 나 그리고 우리,

모두 다 행복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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