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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일인가? 잘하는 일인가? [2편]

지난번 포스팅에 '잘하는 일을 해야하는지? 좋아하는 일을 해야하는지?'에 관한 대한 포스팅을 적이 있다.


https://brunch.co.kr/@b78c7882a12c4e3/3


여전히 나도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 사이에서 고민스러울 때가 많다.

언제가는 내가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이 일치하기를 바라며 계속해서 커리어에 대해 고민하는 시기인 것 같다.


그리고 나도 이제 제법 살만해졌는지, 과거에는 잘하는 일 바꿔말하면 돈을 벌 수 있는 일에 중심이 있었다면 이제는 적정 수준이상으로만 수익이 있다면 좋아하는 일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욕심도 생기곤 한다.


이런 고민 속에 라이프코드라는 강의를 듣게 되었다. 강의를 들으며 뭔가 내가 하고 있었던 고민들이 조금 더 선명해졌다. 이런 커리어에 대한 고민을 하는 깊숙한 곳에 있는 본질적 문제는 현재 내 삶의 방식이 '인생낭비'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편함과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었다.


사람은 누구나 다 유한한 시간을 살아가게 된다. 그 유한한 시간 속에 각자의 의미를 갖고 행복을 찾고 싶어한다.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우리는 의미있는 시간을 갖길 원한다. 인류 진화론적으로 해석해본다면, 그렇게 의미있는 시간을 갖길 원했던 종족들이 수만년에 걸쳐 진화해온 것이 지금의 인류이지 않을까 싶다. 


다른사람들에 비해 나는 비교적 직업에서 얻고자 하는 삶의 의미가 큰 사람인 것 같다. 최소 하루 8시간 정도를 일을 하며 보내는데, 이 시간이 그저 낭비되는 시간이라면 내게는 너무 아깝게만 느껴진다. 더욱이 30대 생산성이 가장 극도로 높은 시점에 그 시간을 헛되이 보내기는 싫다는 생각이 크게 다가온다.


일에서 의미를 느끼고 싶기도, 다시 말해 즐겁게 일을 하고 싶기도 하지만 지금의 직장과 직업이 가져다주는 현실적인 보상을 그저 무의미하다고 치부할 수는 없다. 지금까지의 내 직업과 직장은 내가 바라던 30대의 모습을 가질 수 있게 도움을 준 가장 큰 조력자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지금까지의 내 커리어를 돌아보며 앞으로 내 커리어를 어떤식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인가 고민을 하게 되었고 의미를 갖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것과 돈이 되는 일의 각도를 조금씩 좁히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그리고 이런 고민 속에서,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될 수 있는 전제 조건을 생각하게 되었다.


첫째, 내가 좋아하는 가치를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것이 즐거울 것

직업이 될 수 있는 것은 타인에게 가치를 전달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하다는 것을 명심해야한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게 되었을 때, 어느 순간 내가 바라던 삶은 이게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분명 내가 좋아하는 일이었는데, 왜 일이 되니까 지치고 힘들지?' 직업이 되면 내가 좋아하는 것은 내가 경험하는 것이 아닌, 다른 사람이 경험하는 것이 된다. 그저 내가 경험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을 뛰어넘어 다른 사람에게 그 경험이나 가치를 전달하는 것을 좋아해야 직업이 될 수 있다.


평소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직업이 된 유명인들을 부러워 한 적이 있다면, 그 분들을 떠올려보자.

분명, 그 분들은 다른사람에게 어떤 가치를 만들어 주는 것을 좋아하고 있을 것이다. 


유명 여행 유튜버 곽튜브, 빠니보틀 이런 분들은 여행을 좋아하는 걸 뛰어넘어 귀찮은 촬영과 편집까지 해가면서 여행의 정보와 즐거움을 대중들에게 전달하는 것을 즐기고 계신다.

백종원 선생님은 자기가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을 좋아하는 걸 뛰어넘어 대중들이 맛있고 가격도 합리적인 음식을 먹는 것을 즐기고 계신다.

일론머스크는 인류가 화성에 주거할 수 있게 만들어 인류가 우주를 개척해 나가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둘째, 현시점에서 최소한의 수입이 발생할 것

아무리 좋아하는 일을 한다고 해도, 수입이 0일 경우에는 견디기 힘들 것이다. 최소한 자기의 기초생활은 유지될 정도로 수익이 발생해야 좋아하는 일을 정말로 좋아하며 지속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가족이 있는 경우에는 자신 뿐만 아니라 가족의 생계에 지장이 없는 수준으로 수입은 발생해야 좋아하는 일을 지속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남에게 다른 가치를 만들어 주더라도, 가장 1순위가 되어야하는 자기 자신과 가족의 생계까지 희생하면서까지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직업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을 유지하는데 최소한의 수입은 개인마다 천차만별이다. 그리고 대체로 수익이 높을 수록 고정 지출도 크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많은 분들이 좋아하는 일보다는 잘하는 일을 하게 되기도 한다. 좋아하는 일을 선택하기로 했다면, 지금 당장 지출을 줄여야할 수도있다. 그리고 객관적으로 판단해보자. 지금 쓰고 있는 지출 중에 어떤 것이 내가 필수적으로 필요한 부분인지, 어떤 것이 수입이 늘었기 때문에 발생한 지출인지 냉정하게 한번씩 판단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런 것들은 한번씩 집고 넘어가지 않는다면 많은 부분들이 어느덧 내 삶의 습관이 되어 있어 포기할 수 없는 것들이 많아지곤 한다. 


셋째, 좋아하는 일에 적정 수준 재능이 있을 것

30대가 되면 대부분의 각자 직업을 삼고 싶을 정도로 좋아하는 일의 대부분은 적정 수준 재능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예를들어, 10대 20대 때 나는 게임을 정말 좋아했었다. 당시에는 내가 어느정도 재능이 있는 줄 알았지만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내가 게임에 투자하는 시간대비 실력은 다른 친구들보다 떨어졌다. 그저 절대적 실력이 비슷해서 재능이 있었다고 생각했을 뿐 같은 시간을 하게 된다면 실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점점 알게 되었고 특히, 적정 시점 이후로는 내 게임실력이 늘지 않는 임계점에 달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그리고 그 임계점은 평균적인 실력자들 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게임을 하는 것이 재미가 없게 되었다. 그 때 원없이 많이 해봤기에 지금은 아이러니하게 게임에 대한 욕구는 전혀 없다.

이런 것 처럼 30대가 되면 어떤 부분은 내가 평균적인 재능이 있는지, 유독 재능이 있는 부분이 있는지 조금씩 알게되는 시점이라 생각한다. 이런 부분들을 알지 못한다면 아쉽게도 10대, 20대 때 다양한 경험을 못해봤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많은 직장인들은 자신이 지금 직장생활에 만족하지는 않지만 '내가 뭘 잘하는지, 뭘 좋아하는지' 알지 못해서 이직을 하지 못한다고 한다.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는, 회사 내에서도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내 흥미와 재능을 찾아보고 그게 여의치 않다면 여가활동이나 취미활동을 통해 자신의 취향, 흥미, 재능을 알아보는 시도를 하는 것이 우선이지 않을까 싶다.


첫번째 직장 1년3개월, 두번째 직장 2년 1개월, 세번째 직장에서 5년 1개월 째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나는 두번의 이직을 했음에도 어느덧 9년차의 직장인임에도 커리어에 대한 고민은 계속하고 있다. 그리고, 아마도 이 고민은 내가 경제생활을 그만할 때 까지 이어지지 않을까 싶다. 

인생의 모든 것들을 내가 원하는 방향대로 맞추어 살 수는 없겠지만, 바램이 있다면 내 삶의 방향과 내가 바라는 방향의 각도가 너무 어긋나지만은 않기를 바란다. 그렇기에 이런 고민들을 계속하며 그 방향이 맞는지 생각해보며 과거, 현재의 내 모습을 비추어 미래의 모습을 그려보는게 아닐까 싶다.

다행스럽게도 20대 때 내가 그렸던 30대의 모습 대부분은 이미 갖춘 것 같다. 소박하지만 행복이 가득한 따뜻한 우리집과 나를 맞이해주는 사랑스러운 아내, 그리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딸. 사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 같다만, 아내에게 딸에게 조금 더 자랑스럽고 멋진 남편이자 아빠가 되고 싶어 오늘도 고민하고 있다.

때로는 방황할 수도 있지만, 든든한 우리 가족이 있기에 내일 또 더 멋지고 행복한 하루가 되기를 믿어 의심치 않으며 글을 마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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