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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joo Jul 03. 2024

당신에게도 후타가 필요한가요?

시메노 나기의 ≪퐁 카페의 마음 배달 고양이≫를 읽고, 책 서평 


“상상력이 필요한 일, 상상력을 발휘해야 하는 일”


십구 년의 묘생 끝에 파란 세계로 온 후타가 새로운 묘생을 위해 시작한 아르바이트로, 초록 세계와 파란 세계를 이어주는 일인데요. 초록 세계와 파란 세계라니? 과연 어떤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을까요? 


≪퐁 카페의 마음 배달 고양이≫


시메노 나기가 펴낸 힐링 판타지 소설에서 확인해 보세요. 시메노 나기는 일본 힐링 소설 분야에서 부상하고 있는 베스트셀러 작가입니다. <제1회 맛있는 문학상>에 최종 후보작으로 선정된 ≪막차 전 밤참, 카페 <후즈키>의 초승달 레시피≫로 2019년에 등단한 작가는 그래픽디자이너이자 건축사로도 활동하며 카페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작 ≪밤에만 열리는 카페 도도≫에서 독자들에게 공감을 통한 힐링을 선사한 작가는 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다시 한번 뜨거운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깊은 감동을 선사하는데요. 이번 작품에서는 사랑하는 존재를 떠나보낸 사람들의 아픈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주며 삶의 희망을 전합니다. 


“사람이나 동물이 죽으면 별이 된다며 하늘을 올려다보고는 하는데, 사실 그들은 그리 멀리 있지 않다.”(p.80) 


≪퐁 카페의 마음 배달 고양이≫


이 책에는 카페 퐁을 배경으로 주인 나지코 씨와 고양이 배달부 후타가 벌이는 아주 특별한 일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있는데요. 카페 이름 ‘퐁(pont)’은 프랑스어로 ‘다리’라는 뜻이고, 나지코 씨 이름은 ‘무지개’라는 뜻의 일본어로, 무지개다리를 의미합니다. 이쯤 되면 특별한 일이 무엇인지 짐작이 될 텐데요. 고양이 후타가 하는 알바는 이승과 저승, 초록 세계에 사는 존재와 파란 세계로 간 존재의 마음을 연결해 주는 일입니다. 


‘설문조사-당신이 만나고 싶은 사람은 누구입니까?’라고 적힌 문구를 본 손님들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카페 한편에 놓여 있는 목제로 만든 오래된 우편함에 자신이 만나고 사람을 적은 엽서를 넣고 갑니다. 카페 주인 나지코 씨가 그 엽서들 가운데 서로의 마음을 이어줄 대상을 선정하면 고양이 배달부 후타는 모든 상상력을 발휘해 일을 진행합니다.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화가의 꿈을 이룬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딸, 미나미. 세상에 나오지 못하고 가버린 딸을 위해 해마다 생일 케이크를 준비하는 부모, 히즈루와 소시가야.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며 첫사랑을 그리워하는 후미. 공정하지 못한 태도로 학생들을 대하던 교사에게 성공한 모습을 보여 주고 싶은 히로세. 오랜 세월 만나지 못한 엄마에게 꼭 듣고 싶은 말이 있는 중년의 호사카. 


사랑하는 존재를 잃은 슬픔과 과거의 선택에 대한 후회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타인의 부당한 처사로 인해 성장기를 힘들게 통과하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제각각 아픈 사연을 지닌 다섯 의뢰인들은 후타로 인해 슬픔과 고통을 치유 받게 되는데요. 부탁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많은 것을 느낀 길고양이 후타 또한 마음의 상처를 치유 받습니다. 


사랑하는 존재가 돌아올 수 없게 된 현실을 직면하는 일은 누구에게나 커다란 고통이고 마음에 상처를 남기게 됩니다. 떠난 존재에 대한 그리움과 과거에 대한 후회와 자책이 너무 깊어져 현재의 삶도 힘들게 만드는데요. 작가는 이 책에 나오는 사례를 통해,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지금 주어진 삶에 충실한 것이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의 삶을 온전히 사는 일임을 강조합니다. 


더불어 사랑하는 존재와 함께 한 추억은 삶을 계속해서 나아갈 수 있게 하는 힘이 된다는 사실을 전하는데요.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은 이렇게 평가를 내립니다. “잃고 싶지 않은 영원한 단짝, 그리운 모든 존재들이 생각나는 책.”, “마지막 한 장면만으로도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단숨에 빠져들어 읽게 되는 책. 가슴이 먹먹하고 따뜻해진다.”


“떠난 이들은 사실 그리 멀지 있지 않다.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을 뿐.” 


하늘과 바다의 색에서 따왔다고 하는 이 책에 존재하는 파란 세계와 초록 세계. 삶과 죽음이 결코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확실히 대조되는 색상이 아닌 경계가 모호한 초록과 파란색으로 표현한 것이 아닐까 하는데요. 카페 퐁처럼, 사실은 생과 사의 세계가 출입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이어져 있다면 고양이 후타를 통해 그리운 존재에게 마음을 전할 수 있지 않을까요?


시메노 나기가 사랑하는 존재를 잃은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봄날처럼 따뜻한 기적을 지금 만나보세요. 


“좌절이 없었던 인간과 실패나 후회를 경험하고 기억하는 인간. 티끌 하나 없는 아름다움을 이길 수는 없다고 하지만, 상처를 극복한 인간에게는 그 이상의 강인함이 있다.”(p.192, 퐁 카페의 마음 배달 고양이, 놀,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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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joo [퐁 카페의 마음 배달 고양이, 브런치 책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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