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식을 가능케 하는 것은 의식의 근본적 전환이다
인간은 고래로 ‘먹는’ 존재였다. ‘먹어야 산다’는 생존의 조건이 문명을 낳고 문명은 다시 먹을 것을 넘치도록 만들었다. 냉장고엔 먹거리가 쌓여 있고, 배달 음식은 몇 분 만에 도착하며, TV와 SNS에는 먹방이 끝없이 흐른다. 그러나 이러한 ‘풍요’ 속에서 인간은 오히려 허기와 결핍을 경험하고 있다. 배는 채워졌으나 마음은 공허하고 식탁은 풍성하지만 정신은 곤궁하다.
이것은 생리의 문제가 아니라 의식의 문제이다. 외적인 것으로 자기를 채우면 채울수록 존재는 결핍을 겪게 되어 있다. 더 많이 먹고, 더 많이 갖고, 더 많이 소비할수록 인간은 자기(근원)로부터 멀어진다. 이에 기식(氣食)은 근본적인 물음을 던진다. ‘먹음’이 아닌 ‘존재’ 자체로 살아갈 수는 없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있다. 기식은 판타지가 아닌 실재이다. 인간이 잊어버린 고차적 리얼리티다.
기식은 기이한 초능력이 아니라 회복된 본성이다. 잃어버린 생명 기억을 되찾는 ‘의식의 귀향’이다. 인간이 잊어버린 본연의 에너지 구조, 즉 생명의 순환 속에서 존재는 이미 ‘먹여지고’ 있음을 아는 것이다. 따라서 기식을 가능케 하는 것은 단순한 식습관의 변화가 아니라 의식의 근본적 전환이다. “나는 살기 위해 먹는다”는 의존적이고 한계적인 신념에서 “나는 존재하므로 살아간다”는 자존의 정신으로 옮겨가는 의식의 혁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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