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안이 몰고 온 씨앗
인간이 싫어하는 게 무엇일까요? 불안, 미움, 불행, 좌절, 불만족 등 여러 부정적인 상황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인간이 가장 싫어하는 상황은 바로 '불안'입니다. 인간의 본성이 안정을 추구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내용은 인지심리학자 김경일 교수가 너튜브에서 <타인과의 비교는 후회를 낳는다>라는 강의의 맨 처음 시작 부분에서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비교의 개념과 관련하여 흔히 혼동하여 잘못 사용하는 예를 들어주었습니다. 우리나라 국가대표팀 감독이 국제 경기를 마치고 인터뷰에서 "후회 없는 경기를 하여 결과에 만족합니다."라는 말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모순된 표현이라고 합니다. 후회는 비교가 만들어내는 것이고, 만족은 대상으로부터 직접 얻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비교의 유형에는 네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자신보다 더 나은 사람과 비교하는 '상향 비교'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소위 인플루언서라고 불리는 명사(名士)와 나를 비교하며 그들을 롤 모델로 삼아 꾸준한 자기 발전의 계기로 삼는 것을 말합니다. 과도한 상향비교는 상대방에 대한 질투를 유발하여 관계를 해치거나 자기 비하로 인해 열등감에 빠지기 쉬우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둘째, 자신보다 덜 나은 사람과 비교하는 '하향 비교'의 유형입니다. 학교나 직장에서 자기 보다 성적이 낮거나 능력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친구나 동료와 자신을 비교하며 우월감에 빠지기 쉽습니다. 더 나아가 하향 비교가 심해지면 상대방을 무시하게 되겠지요.
셋째, 사회적 기준이나 기대에 따라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사회적 비교'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른이면 어른다워야지, 선생님이 모범을 보여야지, 연예인이면 공인(公人)인데, 그렇게 행동하면 되겠어?'와 같은 기준에 자신을 끼워 맞춰야 하는 사람들은 같은 직업군이 아닌 사람과 자신을 끊임없이 비교하며 사회적 압력을 받게 됩니다. 이 경우에는 엄격한 사회적 기준이나 기대를 견디지 못해 자살 충동을 느끼거나 실제로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극단적 선택을 할 수도 있어 사회적 기준 완화와 같은 제도적 보완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는 '내적 비교'를 들 수 있습니다. 이는 자신의 내적 갈등이 비교의 원인이어서 자신의 잘못된 과거를 현재에는 변화시켜야 하는 꾸준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만약 과거에는 잘 해냈던 일을 현재에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경우라면, 당시의 잘했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현업에 적용해야 합니다.
비교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입거나 후회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자신과 내 주위의 소중한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파악하는 것은 자신을 오롯이 들여다보아야만 가능한 일입니다. 또한 한 주변 사람들이 뭘 좋아하는지 알아차리면 그저 서로 관심사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으니 비교의 대상이 아닌 '서로 다르다'는 '차이'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다른 것을 두고 비교할 수 없으니 갈등으로 번지는 일은 줄어들 것입니다.
다음으로, 늘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서 지친 마음을 돌보는 '자기 돌봄'의 치유 시간이 필요합니다. 자기 돌봄을 통해 지친 마음을 위로해야 회복 탄력성이 생겨 다시 현재를 살아낼 힘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죠.
셋째, '현재에 집중해야' 합니다. 지난날의 과오만을 붙들고 후회하기만 한다면 현재를 제대로 살아가기 힘들고, 미래로 나아갈 수 조차 없습니다. 실현 가능한 목표를 세워 단계별로 실천하고, 한 번에 한 가지 일에 집중하고, 그 일에 완전히 몰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명상으로 깊고 느린 호흡을 실천하는 일도 심신의 안정을 도와 현재의 순간에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이겠지요.
마지막으로, '감사하는 마음 갖기'입니다. 일상 속 작은 일들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면, 뇌를 긍정적으로 만들어 남들과 비교하며 상처 입은 뇌와 심장박동을 안정시킬 수 있습니다. 우리 뇌는 즐거움, 쾌감, 편안함을 느끼면 그 행동을 더 하려는 '보상회로'가 작동한다고 하니 행복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일상에서 감사하는 마음을 실천하려면, '감사일기 쓰기'를 꾸준히 써 보는 건 어떨까요? 기록의 힘은 의외로 단단해서 각인하는 효과가 있다고 하니까요.
저는 일 년 여전부터 새벽기상 커뮤니티에서 꾸준하게 활동 중입니다. 글쓰기 멘토님의 소개로 관객처럼 곁눈질만 하다가 1년 전쯤 제가 가장 유일한 장기, 서평 쓰기 강의를 시작한 이후 정식 회원으로 합류하여 지내고 있습니다. 본 커뮤니티의 회원들은 각자 돌아가며 월 1~2회 20분 내외의 짧은 강의를 시작으로 새벽을 엽니다. 화려한 이력과 다양한 경력의 여러 인생 선배님들의 강의를 들으며 제 부족한 점을 깨닫고 열심히 배우고 따라 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이러한 비교는 상향 비교이고, 선한 영향을 미치는 긍정적 비교의 결과입니다. 즉, 동기부여와 성취감을 불러일으킵니다.
때로는 아직 결실을 맺지 못한 인생을 살고 있다는 생각에 현타('현실 자각 타임'을 줄여서 이르는 말로, 헛된 꿈이나 망상 따위에 빠져 있다가 자기가 처한 실제 상황을 깨닫게 되는 시간.)가 오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제 마음을 알아챈 커뮤니티 리더와 회원들이 훈훈한 덕담과 격려로 토닥여주니 위안을 받게 되지요. 오랫동안 커뮤니티의 강한 이끎이 부답스럽다고 여겼습니다. 그럼에도 제 불안이 부담을 이긴 것입니다. 커뮤니티 안에서 활동하면서 필요한 정보를 취사선택하면서 잘 따르다 보니 글쓰기 습관도 잡히고 필력도 점차 가다듬어지는 듯합니다.
평소 TV나 보며 흘려보냈던 시간들을 모아 유용하게 쓰려 애씁니다. 결속력을 높이기 위한 오프라인 모임에도 참석하며 친분도 잘 쌓아가고 있습니다. 자책하며 비난만 하던 지난날의 비루함은 잊고 새로운 날을 경험하는 중입니다.
요즘 글이 영 써지지 않는 날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불안으로 이것저것 감당하기 힘든 일을 벌여서 그런 거겠죠. 이 원고를 벌써 며칠째 붙들고 있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쓰기만 한다고 다 이룰 수는 없겠지만, 저의 이 졸필을 기다리는 독자들을 위해 진심을 다해 정성껏 쓰다 보면 언제가 저도 출판사의 출간 제안을 받고 당당히 원고를 투고하는 순간도 찾아오겠지요. 그래서 오늘도 나는 씁니다.
배경사진 출처 : 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