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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모 Jan 30. 2024

서평 사례

-문학, 비문학, 청소년, 아동, 그림책 등 다양한 분야

2. 비문학

(3) 철학-『인생의 모든 의미』(존 메설리 저자(글), 전대호 번역, 필로소픽, 2016)

-세계적으로 유명한 석학자들의 삶의 의미에 대한 견해들


이 책은 필로소픽 출판사의 'Meaning of Life 시리즈' 중 하나이다. 주석페이지를 포함하여 총533페이지로 이루어져 있어 쉬이 읽히는 책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혹'의 나이라는 40대 중반에도 늘 인생은 불안하고 답답해서 여러 석학들의 인생의 의미에 대한 정의를 들어보고 싶었다.     

그리하여, 첫째 '삶의 의미를 묻는 질문을 이해하기'부터 마지막 '결론'까지 총 10장에 이르는 주제로 인생의 의미에 대해 논하고 있는데, 그 중 한국 번역서명인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쓴 '빅터 프랭클'이나 대학시절 아버지께 선물받았던 철학책 속 등장했던 '쇼펜하우어'와 같은, 내가 얕은 독서력으로나마 알고 있는 철학자들도 있어 초반에는 그래도 몰입하여 읽을 수 있었으나 후반부로 갈수록 자꾸 정신이 분산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겐 의미가 있는 몇몇 구절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우선, '5장 자연주의 : 주관적 의미'에 대해, 본 책의 저자인 존 메설리님이 요약한 부분이 집약적으로 잘 정의하고 있다.     

p. 230 "삶의 의미는 삶에 몰두하는 것에서 나온다. 삶의 의미에 대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말이 조금은 있지만, 우리는 그 의미를 결코 명확하게 진술할 수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우리가 몰두하는 일에서 의미를 발견하는 것이다." 라고.      

몰두하는 삶에 대한 이야기는 여러 다른 서적에서도 이미 여러 번 다루어진 적이 있는 주제이나 이 책에서는 '습관 바꾸기' 등과 같은 단편적인 처방보다는 철학적 화두를 던져 근본적인 의식 변화를 꾀한다고 하겠다.     

다음은, '6장 자연주의 : 객관적 의미'에서 저자 존 메설리님이 친절하게도 "삶의 의미는 생산적인 일, 사랑하는 관계, 고통을 품위 있게 견디기에서 발견된다"(본문 p. 311)라고 하여 빅터 프랭클(본문에서는 '빅토르 프랑클' 이라고 표기)의 삶의 의미 탐구를 요약·정의해주신다. 독일의 그 끔찍한 유태인수용소에서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빅토르 프랑클이 비극적 상황 속에서 버티며 살아내기 위해 삶의 희망을 찾으려고 노력한 그의 철학에 대해 '비극적 낙관론'을 옹호하는 것으로 간주한다.      


9장 '완전히 유의미한 우주의 진화'편에서는 들어가는 글로 안톤 체호프의 글을 소개하고 있다.      

p. 434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현실을 보면, 오늘날의 세계와 과거의 세계는 얼마나 다른가! 더 많은 시간이 흘러 이삼백년쯤 지나면 사람들은 우리의 시대를 돌아보며 공포를 느끼거나 비웃음을 흘릴 것이다. 지금 우리의 삶이 몹시 어설프고 힘겹고 극도로 비효율적이고 기괴하게 보일 테니까 말이다. 그렇다, 확실하다. 그때의 삶은 어떠할까? 아이고, 맙소사!" 라고.     

이 부분에선 2018년 '툰(toon)' 형식의 에세이인 『퇴근길엔 카프카를 : 일상이 여행이 되는 패스트포튠』이란 책에서 만난 '안톤 체호프'라는 철학자를 떠올렸다.      

그러나 '우주와 생명의 진화의 개요'라는 소주제를 다룬 내용에서는 주로 호주, 유럽, 아메리카 정도의 호모사피엔스의 이주에 대한 역사만을 언급하고 있어서 동아시아에 거주하는 나로서는 다소 씁쓸한 아쉬움이 남았다.      


마지막은 "거듭되는 말이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희망을 품는 것이다. 희망은 우리가 원하거나 욕구하는 바를 우리에게 주지 않지만 실제로 무언가를 주고, 우리는 그 무언가를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된다. 진화론적 관점에 의해 유발되고 가장 잘 표현되는 유형의 희망은 어떤 비합리적인 구석도 없다."(본문 p. 482~483) 라고 하여 작가의 말을 대신하는 '결론' 부분전에 독자에게 전하는 인생의 의미에 대한 나름의 메시지다.      


결국, 종합해보면 한 마디로 정의될 수 없는 인생의 의미는 일상에서 몰입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불쑥 찾아드는 고통을 견디며, 미래에는 지금보다는 나아질 거라는 희망을 품고 버텨내는 것이다" 라고 말할 수 있겠다.      


단 이 다소 버거운 책을 끝내 읽어냈다는 만족감과 책의 여러 철학자들의 말을 교훈삼아 이왕 '지구'라는 별에서 '호모 사피엔스'라는 생명체로 살아내 봐야겠다. 

오늘 주어진 내 하루에 최선을 다하며!


본 도서는 현재는 품절되었다. 이 책을 읽을 당시에 철학 분야 도서라 독서하는 데도 쉬이 읽히지는 않더니만, 역시 대중의 구매력을 꾸준하게 끌진 못한 결과겠다. 철학도서는 언제 읽어도 참 심오하여 문과생들에게도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 책 속 철학자들의 관점에서는 자신들의 이야기가 많이 팔리든 안 팔리든 무슨 관심이 있겠냐만, 철학도 일상 중에 종종 필요한 순간이 있으니 철학서도 종종 도서관에서 빌려 읽어보자. 철학 없는 삶이란 목적 없이 흘러갈 수도 있으니.     


*본 서평 작성 당시에는 2016년판 도서가 절판되었으나, 현재 이 도서는 2023년 12월 20일에 개정판이 출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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