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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무리 Nov 25. 2023

필라테스를 합니다.

필라테스 왕초보를 위한 Q&A

 내가 유일하게 하는 운동은 필라테스다. 2017년 말부터 시작했으니 햇수로는 어언 7년 차다. 필라테스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단순하다. 살려고. 평생 운동이라고는 해본 적 없던 나는 목디스크로 크게 고생을 했다. 그 후 운동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헬스, 핫요가등을 전전했으나 내 스타일이 아니었다. 운동은 해야겠고 하고 싶은 운동은 없었다. 우울했다.


 내가 아픈 걸 아는 주변 사람들이 필라테스가 재활에 좋다더라며 나에게 필라테스를 권했다. 필라테스가 재활과 교정에 탁월하는 소문은 익히 들었지만 그때만 해도 지금처럼 필라테스가 대중화되지 않아 뭔가 못 미더웠다. 그 당시 우리 동네에 필라테스 센터가 3개 정도밖에 없었다.(지금은 한 건물에 3개가 있을 정도다.) 나는 '에라 모르겠다, 경험이나 해보자.' 싶어 당근마켓을 통해 집 근처 필라테스 센터 회원권을 양도받았다.


 아무 기대 없이 센터로 향한 나는 마치 고문기구처럼 생긴 이상한 운동기구에 올라타 정신없 한 회차를 마쳤다. 남들은 엉덩이도 번쩍번쩍 들어 올리고 다리고 쫙쫙 찢고 엎드린 채로 허리도 일으켜 세우는데 도대체 나는 제대로 할 수 있는 동작이 없었다. 오기가 생기고 승부욕이 발동했다. 더 이상 물러설 곳도 없었다. 근육을 만들어 내 디스크가 버틸 수 있게 해야 했다.


 그렇게 여러 회차 출석을 하며 초미세먼지처럼 코어를 키워가던 어느 날이었다. 그동안 단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던 바렐 스완 동작을 해냈다. 마치 로또를 맞은 거처럼 기뻤다. 그날로 필라테스는 내 인생 운동이 됐다. 그 후 주 2-3회는 꾸준히 필라테스를 해오고 있다. 필라테스 덕분에 목디스크로 인한 어깨 통증, 허리와 골반의 통증, 척추의 불균형이 많이 해소됐다. 나는 주변인들에게 내가 이 정도로 버티고 사는 건 다 필라테스 덕분이라고 말하고 다닐 만큼 필라테스를 찬양한다. 동료들이 여기저기 몸이 안 좋다고 말할 때도 나는 '필라테스하세요.'라며 필라테스를 전도하고 다닌다.


 서울대 재활의학과 교수이자 백 년 허리의 저자 정선근 교수님도 본인의 유튜브에서 컴퓨터를 하는 사무직은 목디스크가 올 수밖에 없다고 한다. 목디스크뿐인가, 오랜 시간 앉아서 일하는 직장인들은 척추 건강이 안 좋을 수밖에 없다. 이번 글은 이런 나의 흑심이 담긴 글이다. '필라테스 좋으니까 많이 하세요!'라고 쩌렁쩌렁 외치는 글이다.



 내가 필라테스 유경험자일 뿐 전문가는 아니 필라테스 지식보다는 왕초보를 위한 입문용 Q&A를 적어봤다. 필라테스에 대해 궁금하지만 누구에게 물어보기 뭐 한 것들 말이다. 하지만 개인적인 의견일 뿐이므로 그냥 참고만 하셨으면 한다. 필라테스 입문을 고민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시길 바란다.




Q1. 필라테스를 하면 뭐가 좋은가?

- 내 생각에 필라테스를 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점은 첫째 체형 교정, 둘째 속근육(코어) 단련, 셋째 신체 밸런스 향상, 넷째 신체 조절능력 향상이다. 그리고 원래 필라테스가 포로수용소에 수용된 환자의 재활을 위해 창시된 운동이기 때문에 몸이 불편한 사람도 스프링의 장력, 침대처럼 생긴 기구를 활용해 부상의 위험을 덜면서 운동할 수 있다.


Q2. 필라테스할 때 어떻게 입어야 하나?

- 편한 옷 아무거나 입어도 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필라테스는 신체 정렬과 근육의 움직임을 섬세하게 관찰하고 기구를 이용하기 때문에 되도록 몸에 딱 붙고 신체의 선이 드러나는 옷을 입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대부분 하의는 레깅스를 필수로 입고 상의는 편하게 입는다. 나는 예전에 레슨 받은 선생님께서 어깨와 쇄골의 정렬을 확인하기 위해 끈으로 된 상의를 입기를 권하신 후로 상의도 꼭 브라탑을 착용하는 편이다.


Q3. 필라테스 양말 꼭 신어야 하나?

- 필라테스 초창기만 하더라도 맨발로 하는 회원들도 종종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거의 모든 센터에서 필라테스 양말을 신게 규정하는 곳이 많다. 기구를 이용할 때 미끄럽지 않게 마찰을 더해줘 동작이 더 수월하게 되므로 착용하는 것이 좋다.


Q4. 개인레슨을 꼭 받아야 하나?

- 왕초보는 처음 시작할 때 개인레슨이 필수라고 생각한다. 요즘은 그룹수업을 듣더라도 무조건 3회 정도는 개인레슨을 비기너레슨으로 하고 들어가게 하는 곳이 많은 거 같다. 처음 시작할 때 필라테스 호흡, 제대로 서는 법, 척추 및 골반을 정렬하는 법 등 필라테스를 할 때 영원히 쓰는 기본적인 것들을 제대로 배우는 것이 다른 동작을 할 때도 큰 도움이 된다. 그룹레슨은 누구에게나 도움이 되는 동작으로 구성되지만 개인레슨은 내 신체적 특징과 약점에 맞춰 시퀀스를 구성하기 때문에 체형교정과 재활효과가 비교불가다. 누구는 개인레슨 좋은 거 몰라서 안 하나? 비싸서 못하지. 물론 가격의 압박이 있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유독 사람들이 다른 운동보다 필라테스 개인레슨 가격에 거부감이 있는 느낌도 있다. 아무튼 나는 재정상황에 따라 개인레슨과 그룹을 번갈아 가면서 수강한다.


Q5. 뻣뻣한 사람도 할 수 있는가?

- 당연하다. 뻣뻣한 사람이야말로 필라테스를 해야 한다. 나도 처음에는 다리가 완전히 다 펴지지 않을 정도로 뻣뻣했다. 그래도 지금은 유연하다는 소리를 들을 만큼 다리 뒷근육이 많이 유연해졌다. 하지만 상체는 여전히 뻣뻣하고 흉추회전이 거의 되지 않아 동작에 애를 먹고 있다. 그렇지만 계속 교정하면서 점점 회전 범위를 넓히기 위해 노력한다. 뻣뻣한 사람도 기구의 도움을 받아 천천히 가용범위를 넓힐 수 있고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면 되기 때문에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아직 해보지 않아서 겁이 나는 뿐이다.




 쓰고 나니 필라테스 답정너 같아서 조금 부끄럽다. 글이 너무 길어져 이번 편은 여기서 마쳐야겠다. 투 비 컨티뉴드.





* 커버 이미지 출처 https://kr.freepik.com/free-photo/two-young-fit-women-training-in-gym_20757869.htm#query=pilates&position=1&from_view=search&track=sph&uuid=ccccfda2-aeec-48b2-9dc3-a8293558ff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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