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성연에서 동기들과 함께 글을 쓰고, 인문학 책을 읽고 선생님의 강의를 들으며 더 깊은 뜻을 이해하는 과정은 내게 큰 치유가 됐다. 선생님의 깊은 애정과 따뜻한 동기들의 지지를 받으며 글로써 내 상처와 아픔을 드러내는 용기를 가질 수 있었다. 지금도 쓰기에 대해 잘 모르고 부족하지만 꾸준히 단계에 맞는 글쓰기를 통해 교정과 피드백을 거치면서 처음에 비하면 많이 성장했다고 믿는다.
내 글을 읽는 가장 첫 번째 독자는 자기 자신이라는 선생님의 말씀처럼 결국 글은 나 자신을 위해 쓴다는 걸 글 쓰는 사람은 누구나 공감할 거다. 글쓰기는 틀림없이 나를 치유하고 더 나아지게 한다는 것도. 나는 글을 쓰며 용기 있게 자기 자신을 마주한 사람은 쓰기 전과는 다른 인생을 살게 된다고 확신한다.
내가 졌다. 브런치.
그렇게 3년 정도 꾸준히 썼다. 감사하게도 올해부터 함성연에서 매일 발송하는 글터편지의 월요일 필진을 이어받아 매주 학교이야기를 독자분들께 전해드리고 있다. 더불어 함성연에 뿌리를 둔 케이피플포커스에도 동일한 내용으로 자유칼럼을 연재 중이다.
독자가 생긴다는 건 특별했다. 누군가가 내 글을 읽고 공감을 주고받는 느낌이 참 좋았다. 내가 쓴 학교 이야기를 더 많은 사람에게 소개하고 싶었고, 내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들도 글로 남겨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글쓰기를 할 수 있는 플랫폼 여기저기를 기웃거렸다. 노션도 만지작 거려보고, 블로그도 생각해 봤지만 뭔가 성에 차지 않았다. 아무리 봐도 정말 '글'에 초점을 맞춰 기록할 수 있는 플랫폼은 브런치인 거 같았다. 내가 졌다. 브런치는 먹는 거라며 콧방귀를 뀌었건만 결국 못 이긴 척 작가 신청을 하고 승인이 나기를 기다렸다.
쇠뿔도 단김에!
10월 18일. 작가 신청 승인이 났다. 작가 승인도 복불복인지 어떤 분은 여러 번 재도전하시는 분도 계시고 단번에 승인이 나는 분도 계셨다. 당연히 나도 어찌 될지 모르니 큰 기대는 말자며 마음을 다독였다. 신청서 작성이 막막해 작가 신청 노하우를 알려주는 블로그 글을 몇 개 참고해 작성했는데 다행히 그다음 날 바로 승인이 됐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했던가. 마침 10월 말까지 브런치 북 출판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었고 그동안 썼던 글을 몇 개 추려 프로젝트에도 응모했다. 필명 '별무리'로 인스타도 개설해서 브런치와 연계해 활동 중이다. 얼마 전에는 어차피 매주 쓰는 글이니 연재를 해보자 싶어 연재 브런치북까지 발행을 시작했다. 생각이 많은 걱정인형이라 마음먹기까지가 오래 걸리지만 막상 시작하면 후딱 해치우는 성향이 발휘된 거 같다.
요즘 내 일상에 가장 큰 활력소가 브런치에 글을 쓰는 거, 그리고 다른 작가님들 글을 읽고 라이킷과 댓글로 소통하는 거다. 내 글에 라이킷과 댓글이 달릴 때마다 칭찬스티커를 받는 어린아이가 된 기분이다. 이게 뭐라고 싶지만 그게 그렇다. 브런치 작가님들은 모두 공감하실 거다.
이왕 시작했으니 소소히 꾸준하게 나만의 글 곳간을 채워가야겠다. 브런치라는 공간에서 자기만의 글쓰기를 하고 계신 모든 작가님들, 파이팅 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