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챗gpt 새벽을 깨우는 알람보다 먼저 눈이 떠집니다. 알람까지는 시간이 넉넉하게 남아있습니다. 잠자리에서 뭉기적거리며 알람소리를 기다려보지만 다시 잠이 올 것 같지 않습니다. 밖은 어둑어둑하지만 여유를 갖고 나갈 준비를 합니다.
준비는 거창할 것 하나 없습니다. 세수도 하지 않고 옷을 갈아입습니다. 알아볼 사람 하나 없지만 모자를 최대한 푹 눌러씁니다. 특별한 채비 없이 바로 집을 나섭니다.
아차. 알람을 끄지 않았네요. 당황하지 않도록 오늘 알람을 끕니다.
오늘 아침에는 비가 오고 있었습니다. 우산을 폅니다. 그리고 어제와 마찬가지로 같은 길을 걷기 시작합니다.
오늘은 48번째 작심삼일한 세 번째 날입니다.
부자의 습관을 따라 아침에 일어나 운동으로 달리기를 했습니다. 며칠 동안 도전하여 달리기를 마치니 상쾌하고 뿌듯했지만 갈수록 침대가 제 몸을 잡고 놓지 않았습니다. 억지로 뿌리치고 다녀와도 금세 여러 이유로 빠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금 늦게 일어나 부족한 시간 탓, 덥거나 비가 오는 날씨 탓, 몸이 좋지 않은 컨디션 탓.
결국 흐지부지 운동을 멈추었습니다. 운동은 나랑 안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신체활동을 손 놓고 지내다 문득 칸트 생각이 났습니다.
'칸트'하면 들었던 시계같이 정확했던 아침 산책 예화.
아침 산책.
이보다 부담 없는 단어가 있을까요.
뛰지 않아도 됩니다. 걷기만 하면 됩니다.
멀리 가지 않아도 됩니다. 집 주위만 걸어도 됩니다.
음악을 듣지 않아도 됩니다. 자연의 다양한 소리를 듣습니다.
그리고 오늘처럼 비가 와도 우산 쓰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나보다 앞서 뛰어가도 굳이 경쟁하려 마음먹지 않습니다. 저보다 연세가 지긋한 어르신들이 저를 제치고 지나가도 서두르지 않습니다.
저는 관찰하며 걷습니다.
사람을 관찰합니다. 생각보다 나이 드신 어르신들이 많이 러닝을 하고 있습니다. 저도 언젠가는 저들처럼 나이 먹고서 운동하겠죠.
자연을 관찰합니다. 음악에 묻혀 듣지 못했던 풀벌레소리, 항상 서 있는 것 같았던 백로가 날아가는 모습, 비둘기보다 두 배나 커 보이는 까마귀와 시선을 마주치는 순간 신기함과 오묘한 느낌이 마음에 가득 찼습니다.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씨에도 모여서 에어로빅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비가 잦아들자 들고 온 우산을 골프채 삼아 연습하는 남자의 모습도 보입니다.
최대한 나의 생각을 비웁니다. 지금에 집중합니다. 그동안 지나친 것은 무엇이었는지 살핍니다. 무엇이 변화했는지 느껴봅니다.
십 분이 이십 분 되고, 이십 분이 삼십 분 되고, 삼십 분이 한 시간 됩니다. 회사 일도, 가정 일도 다 버리고 휴대폰도 놓고 걷다 보니 시간이 훌쩍 갔습니다.
며칠 전만 해도 돌아오면 땀이 꽤 났는데 오늘은 나름(!) 몸 상태가 뽀송뽀송 합니다. 샤워하고 신문을 보며 아침을 시작합니다. 출근 전인데도 이미 많은 것을 해낸 느낌입니다. 여기에 아침 독서, 아침 글쓰기까지 추가한다면 저의 이상적인 아침 스케줄은 완성될 예정입니다.
얼마 전까지 저는 허겁지겁 일어나 출근 준비를 했습니다. 그러다 부자가 되기로 생각을 하고 그들의 방식을 따라 하고 있습니다.
매번 작심삼일이지만 그 작심삼일이 벌써 50번이 되어갑니다.
'시간의 노예가 아니라 시간의 주인이 되어라.'
이 문장을 따라가기 위해 말입니다.
그리고 그 시작은 아침부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