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구원하세요
밑바닥까지 추락을 했을 때,
누군가가 이런 말을 해줬다.
이젠 올라갈 일만 남았네요
나는 이 말을 무척 좋아한다.
그리고 오늘부터 시작될 이야기는,
추락했던 내가 '올라가는' 이야기다.
한동안 주식에 대한 뉴스를 접할 때가 있었다. 그때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져서 몇 가지 찾아봤는데, 나도 그때부터 주식을 시작했다. 투자 대상과 투자자가 동일한, 일명 디엔드 주식. 기존 주식과 닮은 점이 있다면 예측 불가능성, 변동성, 위험과 기회가 존재한다는 것? 불확실한 세상 속에서 자신의 선택과 노력에 따라 성패가 좌우된다는 점?
곧 휴지조각이 될 거 같은 주식을 어떻게 살려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코딩도 하다가 접었고, 2년 전에 친 수능에선 7등급이 나왔었다. 공부 습관을 비롯한 모든 패턴이 깨져있었다. 그리고 내년이면 성인인데 지금까지 쌓아놓은 게 아무것도 없다. 아- 망한 주식인가. 버려야 하나, 싶었던 순간에 또다시 갱생했다.
갱생(更生) 사전적 의미는 세 가지가 있다.
1. 거의 죽을 지경에서 다시 살아남.
2. 마음이나 생활 태도를 바로잡아 본디의 옳은 생활로 되돌아가거나 발전된 생활로 나아감.
3. 못 쓰게 된 물건이나 소용없게 된 물건을 손질하여 다시 쓸 수 있도록 함.
2, 이젠 마음이나 생활 태도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상반기를 꽤나 악착같이 살았다. 단약을 했고 14kg을 감량했고, 두 달간 중학교 수학부터 다시 시작해서 고1 모의고사를 1~2등급으로 만들었다. 수능까지 순항중.
새벽 수영 강습을 꾸준하게 다녔고, 최근에는 누군가가 위험할 때 도와주고 싶다는 정의감 같은 게 생겨서 안전요원 자격증도 땄다.
피곤하다는 핑계로 의지는 자주 꺾였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땐 상향선이었기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안 좋은 일이 생기면 계속 지속될 거라는 착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언젠가는 끝이 나는데, 마치 평생 그럴 거 같다는 착각. 변화는 그 착각에서 벗어나는 것부터 시작이다.
그리고 하반기가 시작된 지금, 고시원에 왔다.
어른이 될 때까지만 버티자고 생각했는데, 결국 나오게 됐다. 이제는 버티고 싶지 않아서, 스스로를 지켜야 해서, 하고 싶은 게 있어서.
짐을 싸며 편지를 써보려 했지만, 이번 어버이날 때처럼 또 멍청하게 눈물로 편지지를 적셨다. 이해와 용서는 참 어렵다. 내 그릇은 간장종지인가, 싶다.
그 끝에 뭐가 있을진 모르지만, 이젠 온전히 나만 믿고 원하는 걸 위해 나아가기로 했다.
이 원동력은 대단한 용기와 의지가 아니라, 불안에 섞인 두려움이다. 지금 달라지지 않으면 그 무엇도 할 수 없겠다는 두려움, 내 삶을 개척해야 한다는 두려움. 시간이 흐를수록 책임에 대한 압박감이 생기는 것 같다.
그래서 요즘엔 책임지고 의무를 다하는 사람들이 멋지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그렇게 되어야겠다. 결국엔 해내고, 이겨낼 거라고 믿는다. 공허한 믿음일지라도 그렇게 생각해야 한다. 다른 선택지가 없다. 해보자!
*내일부터 아래 유튜브 채널에서, 매일 실시간 공부 방송(study with me)을 진행합니다.
https://youtube.com/@theend_life1?si=HgavuI10S4OY3rDV
p.s.
변화와 시작은 늘 두렵지만 설레는 것 같습니다. 해야 할 많은 공부량과 버텨야 하는 무게가 있지만, 언제나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마음 하나로 하반기를 살아가려고 합니다.
마땅히 털어놓을 곳이 없어서 시작한 글쓰기였고, 지금도 그러고 있지만.. 이곳에서 알게 된 분들 덕에 많은 위로를 받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디엔드라는 이름 뒤에서 글을 쓰고 있는 저를 꾸준히 응원해 주시는 브런치 독자님들께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저도 응원하겠습니다. 힘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