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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치고써 Jul 16. 2024

닥치고 씁시다.

34.

돌이켜보면 예전에도 한차례 힘든 시기를 겪은 뒤 삶이 변화한 적이 있었다. 작가가 되겠다는 목표로 글을 계속 썼지만, 아무도 봐주지 않아 외로움에 자포자기하던 시기였다. 마지막으로 시도했던 것이 SNS 계정에 글을 올리는 것이었다. 다행히 운이랑 시기가 맞아떨어졌던 건지, 많은 사람들이 내 글을 읽고 공감하기 시작했다. -> 본 책, 49쪽

이름도 생소한 이 책의 저자는, 작가가 되겠다는 목표로 글을 지속적으로 썼지만, 아무도 봐주 않아 외로웠다고 고백합니다. 자포자기의 심정이 되어 글쓰기를 그만두려던 차에 큰 운이 작용해 계속 글을 쓸 수 있었다고 합니다. 대한민국에 어디 이 한 사람뿐일까요?


그 어느 누구도 시킨 적이 없는 글쓰기에 혼자 심취해 마치 쥐구멍에 볕 들 날을 기다리기라도 하듯 절치부심하며 글을 쓰고 있는 이들이 한두 명일까요? 모르긴 몰라도 이곳 브런치스토리에만 해도 그 같은 마음가짐과 결심으로 글을 쓰는 사람들이 수천 혹은 수만 명에 달할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저 역시 그런 사람들 가운데 한 명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겠지요, 이 대목을 읽으면서 본 책의 저자가 작가지망생이었을 때 어떤 마음으로 긴 세월을 이겨냈을지 짐작이 가고도 남습니다. 세상의 일이란 잔인한 법입니다. 누군가가 어떤 성취를 이루면 그 결과물만 두드러져 보이지, 그 과정 속에서 그가 겪은 시련들은 간과되기 마련입니다.


다만 한 가지는 꼭 짚고 넘어갔으면 합니다. 저자는 자신이 쓴 글을 아무도 봐주지 않아 외로웠다고 했지만, 누군가가 봐주기를 기대하는 건 글쓰기에 있어서 가장 경계해야 할 일 중의 하나인지도 모릅니다. 극단적인 경우에 끝까지 글을 읽어 주는 사람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원만해선 글쓰기를 포기하게 되고 말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자신의 글을 써서 작가가 된 사람에게 감히 제가 감 놔라 배추 놔라 할 계제는 아닙니다만, 전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글만 쓰고 있습니다. 아니 그런 마음가짐으로 늘 글을 쓰려합니다. 모름지기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작가가 되는 걸 싫어할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사과가 덜 여문 상태에서 땅에 떨어지는 일이 없듯,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작가가 되기를 목표로 할 게 아니라, 쓰고 또 쓰다 보니 어느새 작가가 되었더라, 하는 식이 되어야 하지 않겠나 싶습니다.


가수지망생이 어느 무대에 올라 노래를 하는 게 제일 좋은지를 따질 군번이 될까요?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알리고 싶은 무명가수가 장르를 가려가며 노래할 여유가 있을까요? 종이에 쓰건 이런 플랫폼에 쓰건 간에 그 어떤 내용의 글이라도 우선은 쓰고 볼 일이겠습니다. 닥치고 쓰는 것만이 정답입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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