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월 25일 화요일, 찬 바람과 따뜻한 햇살
온종일 복도가 시끄럽다. 다른 학교에서 전입한 온 사람들이 물건을 옮기느라 분주하다. 또 교실을 옮기게 된 누군가의 발걸음도 엇갈린다. 그들이 이끄는 작은 손수레의 바퀴가 콘크리트 바닥을 굴러가며 비명을 내지른다.
왼쪽 먼 곳에서부터 소리가 나나 싶더니 이내 오른쪽으로 멀어져 간다. 몇 초 정도 조용했다가 다시 이번엔 오른쪽에서 누군가가 손수레를 밀고 간다. 으레 이맘때면 펼쳐지는 진풍경이니 조금도 새로울 게 없다.
한창 집중해야 하는데 끊이지 않은 쇠바퀴 소리에 귀가 얼얼할 지경이다. 만사를 제쳐두고 나는 휴대전화를 주머니에 넣은 채 나만의 피난처로 도망을 간다.
일을 하다 잠시 옥상 위에 올라간다. 뭘 하다가 기분 전환할 때는 이만한 것도 없다. 특히 지금 같으면 오던 잠도 달아날 판이다. 유독 옥상에 올라가면 바람도 더 차고 세게 분다. 그래서 가끔은 올라가 보곤 한다.
여전히 오늘도 나를 반겨 주는 건 바람밖에 없다. 처음부터 내가 오길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 쉬지 않고 바람이 분다. 머리 위에선 햇빛까지 작열했다. 이대로 십 분만 있다가 내려갈 생각이다. 쏟아지는 잠을 쫓으려면 이 방법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이 나른한 오후를 어찌 견뎌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