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새미네부엌 Sep 20. 2024

몸도 마음도 가벼운 '두부 덮밥'

추석이 끝났다. '명절'이고 '연휴'고, 줄줄 붙어있는 수식어들이 마음을 무겁게도 가볍게도 했던 민족의 대명절. 때 되면 돌아오는 명절은 반갑기도 하지만 속이 더부룩한 기분(?)도 왕왕 든다. 그저 반갑고 맛있고 기쁘기만 한 대신 떠오르는 머릿속 셈이 많아진 어른으로 살고 있기 때문일까. 세상 모든 일에는 장단이 있다더니, 어른이 되고 보니 명절이 딱 그렇다.


유독 좋은 일이란 평소에 즐기지 못했던 맛있는 '명절 음식'들을 고루 먹을 수 있다는 것. 손 많이 가는 음식들을 부러 그득하게 만들어 두고, 오는 입, 가는 입 모두에게 물려주니 먹는 행복이 극치에 달한다. 덕분에 딸려오는 단점이란 역시 연휴 내내 오동통해지는 뱃살이 아닐는지. 세상 걱정 없는 어린이들은 ‘그게 다 키로 간다’는 어른들의 좋은 말(?)까지 다 받아먹고도 곰방 배 고프다며 돌아서는데, 어른들은 맛있다고 먹으면서도 내 몸에 대한 죄책감을 떨칠 길이 없다. ‘그러다 고지혈증 온다’는 웃어른들의 나쁜 말까지, 심지어 덤이다.



양가에서 들고 돌아오는 짐이 한가득. 오래가는 것과 금방 먹어야 할 것들 구분해 냉장, 냉동고에 각각 쟁여두고 나서야 조용한 집에 좀 앉아 있으려니 연휴 내내 먹어 재낀 모습이 무색할 정도로 다시 배가 고파진다. 그새 위가 커졌나. 머쓱하게 일어나 또 주방 불 앞에 서고 마니, 그래 앉아있을 틈도 없이 요 정도 움직였으면 괜찮겠지. 정말 내 마음이지만 쓸데없이 너그럽기도.


일말의 양심을 가지고 오늘은 간편하게, 가볍게, 그리고 맛까지 챙기려니 떠오르는 것이 딱히 없다가 반쯤 잘린 냉장고 속 두부가 툭 떠올랐다. 예쁜 포장 껍질 대신 보관용 밀폐용기에 물 가득 담아 퐁당 빠뜨려 둔 오래된 두부. 두부만큼 속도 채우고 맛도 제 맘껏 부릴 수 있는 데다 가벼운 재료도 없지. 두부 덮밥 당첨이다.


두부를 으깨 밥과 함께 볶는 두부밥도 좋지만, 촉촉하게 양념 입힌 두부를 고슬한 취향밥(현미밥 같은) 위에 얹고 툭툭 잘라먹는 재미까지 있는 두부 덮밥도 좋다. 구운 두부에 좋아하는 채소 같이 구워 넣고 두부에 쓰면 정말 맛있는 요리에센스 연두 양념에 같이 조려 밥 위에 툭! 두부 구이 덮밥이거나 두부 스테이크 덮밥이거나, 오늘의 메뉴명은 그저 부르기 나름이다.


요리할 시간이 없어도, 요리할 재료가 없어도(냉털 가능), 뚝딱뚝딱 만들기 좋은 한 그릇 요리. 어느 날 냉장고를 열어보니 덩그러니 두부만 남아있어도 딱 좋은 맛있는 밥. 한 그릇에 소복하게 담기는 간편한 두부 덮밥이야 말로 무거워진 몸을 챙기는 최선의 선택이다. 두부(구이/스테이크) 덮밥 상세레시피는 아래 새미네부엌 사이트 참고.


 


✅몸도 마음도 가벼운 '두부 덮밥' 재료

주재료

두부 1/2모(150g)

양파 1/4개(5g)

당근 1/10개(10g)

쪽파 1줄기(5g)

밥 1 공기(200g)


양념

요리에센스 연두순 2스푼(20g)

설탕 1스푼(10g)

물 1/4컵(50ml)

포도씨유 1/2스푼(5g)


✅몸도 마음도 가벼운 '두부 덮밥' 만들기

1. 두부는 1cm 두께로 자르고, 양파와 당근은 채 썰고 쪽파는 송송 썰어요.

2. 달궈진 팬에 포도씨유를 두르고, 1)의 두부를 넣어 양면을 노릇하게 구워요.

TIP. 부침용 두부로 만들면 모양 유지가 쉽습니다.

3. 2)에 손질한 양파, 당근, 물, 연두순, 설탕을 넣고 졸여요.

4. 내가 좋아하는 밥 위에 3)을 얹고 송송 썬 쪽파를 얹으면 완성!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