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립공원에는 기본적으로 매점이 없다. 주립공원 들어갈 때 이용료를 내는 오피스(아래 사진)가 있을 뿐이다. 그런데 아침에는 커피와 빵을, 저녁에는 와인과 맥주를 마실 수 있는 카페가 있는 주립공원이 있다. 카페에서 자전거 대여도 해준다. 카페만 있느냐! 수영장도 있다. 낚시도 할 수 있다. 물론 플로리다의 물이 있는 곳에는 항상 있는 [악어조심] 경고문도 같이 있다. 여기가 바로 Topsail Hill Preserve State Park이다.
탑세일 주립공원(Topsail Hill Preserve State Park)
텐트캠핑장과 RV캠핑장뿐 아니라 4인용 방갈로와 6인용 케빈도 있다. 에어컨 빵빵한 실내에서 숙박이 가능하다. 이건 거의 리조트 수준이다. 이름도 [Topsail Hill Preserve State Park RV resort]다. 플로리다에 주립공원이 많지만 모두 다 바닷가에 위치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바닷가에 있는 주립공원 중에 텐트캠핑장과 RV캠핑장은 있지만 이렇게 실내 숙박이 가능한 케빈이 있는 곳은 극히 드물다.
탑세일 주립공원 텐트 캠프그라운드와 방갈로
그래서! Topsail Hill State Park(=탑세일 주립공원)은 내 마음속에서는 일등 리조트다! 파도가 거셀 때는 수영장에서 수영하고 비치에서 파도소리도 듣고 시원한 바람맞으며 자전거도 탄다. 숙박도 텐트면 텐트, RV면 RV, 냉난방이 그리울 때는 케빈에서 할 수 있다. 위치도 좋다. 주립공원 근처에 캠핑할 때 깜빡 잊고 안 가져온 것들을 바로 살 수 있는 월마트가 있다.
주립공원계의 리조트답게 여기도 예약이 쉽지는 않다. 그러나 02화에서 소개한 Henderson Beach State Park보다는 일단 부지가 넓어 캠핑장 스팟이 많다. 일반적으로 주립공원은 같은 캠프그라운드에 RV와 Tent를 같이 예약받는 경우가 많다. 탑세일 주립공원은 RV 캠핑장과 Tent캠핑장이 다르다. RV캠핑장은 캠핑카가 바로 주차할 수 있도록 되어 있고 Tent캠핑장은 숲 속에 아늑하게 캠프그라운드가 마련되어 있다.
가격도 다르다. 방갈로와 케빈은 성수기와 비수기 가격도 다르다. 그 근처에서 가성비가 높기로는 두말하면 입 아프다. 주차장에 가보면 미국 전 스테이트의 번호판을 단 차와 캠핑카를 볼 수 있다. 가끔 캐나다와 멕시코 번호판도 본 적이 있다. 플로리다가 얼마나 전국구인지 실감이 된다.
우리 가족은 여러 번 Tent 캠핑을 왔다. 캠프그라운드가 숲 속에 있어 옆 텐트가 잘 보이지 않는다. 호젓하니 아주 좋다. 캠핑장 중앙에 화장실과 샤워실이 있다. 주차는 주차장에 하고 왜건에 짐을 싣고 숲길로 장비를 나른다. 몇 번 가보니 꾀가 나서 주차장 가까운 곳으로 캠핑자리를 예약했다. 그러다가 한 번은 아이들 놀이터 옆자리 캠핑장을 예약했는데 아이들이 밤에 깜깜해질 때까지 어찌나 신나게 놀던지 한참 동안 아이들의 소리가 울려 퍼졌었다.
탑세일 주립공원 비치는 정말 에메랄드 색 바다가 너무 깨끗한 곳이다. 수영을 안 해도 바다색과 파도소리에 눈호강 귀호강이 따로 없다. 탑세일 주립공원 비치는 내가 너무 좋아하는 곳이다. 여기는 모두 public beach라 일일 이용객과 캠퍼가 모두 같이 비치를 이용한다. 튜브 타고 바다 위에서 둥실 떠다니고 있으면 정말 천국이 따로 없다. 물이 맑아 바닷속의 물고기도 다 보인다. 스노클링 하기에도 좋다.
바닷가에 바로 낚싯대를 꽂아 놓고 낚시하는 사람도 많다. 언젠가 한 번은 물고기들이 떼로 모래밭에 파묻힌 채로 놓여 있었다.(아래 사진) 아마도 바닷물이 너무 깊이 들어왔다가 빠져나가면서 이렇게 된 것이 아닐까 예상되지만 알 수는 없다. 자연의 신비가 일어나는 곳이다.
탑세일 비치
비치 앞에는 주차장이 없고 자전거만 세울 수 있다. 그래서 주립공원에서 운영하는 트램을 타고 가거나 자전거를 타고 가야 한다. 트램은 주립공원 오피스를 통과하자마자 있는 주차장에서 출발하여 캠핑장에서 한번 스탑하고 비치까지 간다.
캠핑카를 가지고 오는 사람들은 자전거까지 싣고 오는 사람도 많다. 탑세일 주립공원에는 트레일 코스도 많고 길도 잘 포장되어 있어서 자전거를 타고 다니거나 트레일링을 하기에도 좋다. 자전거 대여료는 하루에 25불정도다. 자전거 뿐 아니라 골프 카트도 대여가능하다.
탑세일 비치 앞 자전거 거치대와 비치까지 가는 트램
여름에는 텐트캠핑을 하면 밤에 열대야 때문에 덥다. 그래서 여름엔 방갈로나 케빈을 예약한다. 예약 최소가 2박이다. 6,7월에는 완전 성수기라 도무지 예약을 할 수가 없다. 5월이나 8월에는 부지런만 하면 방갈로나 케빈을 예약할 수 있었다. 방갈로의 상태는 복불복이다. 전체적으로 나쁘지는 않지만 개별마다는 차이가 있다. 그래도 더운 여름에 에어컨 틀고 잘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라 불편 없이 감사한 마음으로 탑세일 주립공원 캠핑을 즐길 수 있었다.
저녁에는 하늘의 별을 보며 맥주에 바비큐 하고 아침에는 탑세일 주립공원 안에 있는 Kith & Kin Cafe에서 커피를 한 잔 마시면 아주 기분이 삼삼하다. 아침엔 이 카페에 줄을 선다. 여기 커피가 맛있다. 우리 가족도 줄을 서서 커피와 크로와상을 아침으로 사 먹었다.
주변 맛집에는 가장 가까운 곳은 월마트 옆 브런치 카페 First Watch 다. 월마트에서 조금 더 가면 샌데스틴 리조트 안에 있는 Broken Egg cafe도 좋다. 샌데스틴은 낮에도 예쁘지만 밤엔 더 예쁘다. 음식점도 많다. 핸더슨비치 주립공원 앞에 데스틴 커먼이 있다면 탑세일 주립공원 앞에는 샌데스틴이 있다.
탑세일 주립공원근처 샌데스틴에 맛집이 많다
탑세일 주립공원에는 좀 장기간으로 예약하고 와서 바닷가도 가고 트레일링이나 자전거도 타고 옆동네도 돌아보고 근처의 맛집들도 다니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탑세일 주립공원부터 파나마시티까지 가는 로컬길의 번호가 30A다. 이 30A를 따라 04화에 소개할 Grayton Beach State Park도 있고 05화에서 소개할 Vacation을 위한 계획도시인 Seaside Beach와 로즈메리 비치도 있다.
주립공원도 위치와 시설이 어마무시하게 다양하고 주립공원마다의 감성과 즐거움 포인트가 다양하다. 주립공원은 텐트와 RV 자리만 있고 모든 것을 다 사가지고 들어가야만 한다고 생각한다면, 여기 리조트 급의 탑세일 주립공원이 있다. 탑세일 주립공원은 어느 곳에 묵을지, 어떤 것을 할지, 무엇을 먹을지... 선택지가 많아 즐거움이 배가 되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