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괜찮다는 걸
이제 다 나았다고 믿었고
생각만 스쳐도 눈물을 삼킬 때는
이미 다 지나갔다고 생각했다.
누군가에게 위로하기 위해
덤덤하게 전할 수 있는 말이 되어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세상 살다가 우연히
마음 아픈 이야기를 듣게 될 때
내 경험이 자꾸 비추어지는 게 싫었다.
상대에 집중하며 공감하지 못하고
쓸데없이 자기 연민에 빠지는 것이라고
그렇게 스스로를 타박했다.
아직 걷는 것이 서툴러 넘어질 때도
너무 부끄러워 나를 몰아붙였다.
뻔히 다 괜찮은데 왜 엄살 피우냐며.
그런데,
상처는 아마 평생 아물지 않을 수도 있겠다.
상처 위에 시간이 겹겹이 쌓여
상처와 나의 거리가 멀어지더라도
상처는 아물지 못하고 그저
그렇게,
아직도 빨갛게 피어 있을 수 있겠다.
어차피,
나의 상처를 기억해 줄 사람은
나밖에 없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