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장례식이 끝난 날, 집 안은 너무나 차분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꽃은 치워졌고, 신발은 가지런했고, 식탁 위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마치 새로 이사 오는 집처럼.
비어 있는 집은 사람을 작게 만든다. 나는 소파에 앉아 한참을 가만히 있었다. 울지 않았다. 울면 무언가 해결될 것 같지 않았다.
아내는 이미 몇 달 전 떠났다. 아픈 아이와 나를 놔두고.
“당신이 뭘 해줄 수 있는데.”
사업이 무너졌고, 빚이 쌓였고, 사람들은 조용히 사라졌다. 남은 건 아이 하나였다. 그 아이가 병원 침대 위에서 숨을 멈췄을 때, 나는 신을 처음 불렀다. 기도가 아니었다. 저주였다.
“있으면 나와봐. 이렇게 하니 좀 만족해? 다 가져가니 만족하냐고~~~.”
대답은 없었다.
술을 마셨다. 취했다. 바닥에 쓰러졌다. 눈을 떴을 때,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오늘이 이미 지나간 것 같았다. 부엌에서 컵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오후 세 시에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올 것을 알고 있었다.
저녁 뉴스에서 특정 종목이 급락할 것을 알고 있었다.
정말 컵은 떨어졌고, 전화는 왔고, 주가는 떨어졌다.
나는 하루를 미리 알고 있었다.
처음엔 우연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다음 날도 같았다.
나는 종이에 로또 번호를 적었다. 다음 날, 번호는 그대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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