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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로니 Aug 03. 2023

초보 작가의 글쓰기(9)

유리 멘탈 : 점잖은 거절도 아프다.

“중국 인사관리_교정_220613.docx”


한 겨울이 왔는데, 원고 파일의 날짜는 초여름에 머물러 있다.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지만, 가장 큰 이벤트는 이직이었다. 회사에서는 몇 번의 면담을 거쳐 계열사 전배를 승인해 주었고, 새로 갈 곳은 Global HR을 막 시작하는 계열사라 무척 환영해 주었다.


22년 8월 8일 이직 후 정신을 차리고 보니, 시간이 3개월이 넘게 흘러 있었다. 교정 작업에서 손을 뗀 건 아니었지만, 해외출장이 잦아 집중하기는 어려웠다. 그동안 중국, 일본, 독일, 폴란드를 다녀왔다.

 출장 중에도 교수님이 제안해 주신 내용을 틈틈이 바꿔나갔다. 이제 스프링 노트로 교정교열을 하려고 인쇄해 보니, 나름 책 같아서 기분이 좋다.


 본격적인 원고 교정 한 번에 한 달이 넘게 소요된다. 내용이 많고 법률을 해석해야 해서 내용이 어렵다. 그래도 출판을 위해서는 해야 한다. 인고의 과정으로 혼자 전체 교정을 2회 마쳤다.


이제 출판사를 찾으려고 한다. 이번에도 교수님의 부탁으로 교수님 친구분께서 나를 도와주신다. 국내 유명 경영/HR컨설팅과 출판을 하는 곳에 나의 이야기를 해 주셨다.

첫 번째 회사는 “죄송한데, 저희는 올해 사업계획이 마감이 되었습니다. 2024년에 검토해 봐도 될까요? “라고 답변이 왔다.

두 번째 회사는 “원고는 좋은 것 같은데… 전문 서적이어서, 저희는 이 책에 대한 출판 가치를 판단할 수 없습니다. 죄송한데 칼럼 연재를 하시는 건 어떠세요?. 그리고 지금 탈 중국 시기라…“

두 회사로부터 모두 거절당했다. 힘 빠지는 일이었다.

 

 사실 책을 처음 쓰기로 마음먹은 계기는 교수님의 권유도 있었지만, 한국 Global HR 발전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싶어서였다.

‘국내에 참고할 만한 책 한 권이 없는 이 분야에 기여하고 싶은데, 내 욕심이 너무 큰 걸까? 원고 좋다고 하면서 왜 기회는 안주지?’ 점잖은 거절도 많이 아팠다.

“칼럼으로 연재해서 출판을 해 보는 건 어떠세요?” 주변에서 권유가 있었지만, 그럴 마음은 없었다. 책으로 만들어서 동종 업계 사람들과 지식을 나누고 싶다.


결국 경제서적을 전문으로 하는 출판사에서의 출판은 이제 좌절됐다.

“도전하지 않으면 기회조차 없다.” 언제부턴가 나의 좌우명이 된 말이다. 분명히 도전한다는 것은 실패가 전제된 행위다. 그럼에도 좌절은 여전히 아프고 적응이 되지 않는다.


멘탈이 산산조각이 났다.


그런데 삶은 참 이상하다. 절망 속에서도 또 다른 기회가 열렸다. 중꺾마!




 귀임 후 회사에서 누구도 나에게 싫은 소리 한마디 하지 않았다. 회사에 특별히 불만도 없었다. 그런데 나는 이직을 했다. 16년 6개월을 근무한 회사를 떠나려니 두려웠다. 하지만 환경의 변화가 필요했고, 아무도 없는 곳으로 숨고 싶었다.

생각해 보면, 이직의 가장 큰 이유는 인정받지 못했다는 기분이 들어서였던 것 같다. 메슬로우의 욕구 5단계 중 인정욕구가 충족되지 않았던 것 같다.

 

 신입사원으로 입사하여 노사관계의 직무를 맡아했고, 아직도 HR을 하고 있으니, 관계에 대한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사람은 알면 알수록 힘이 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다. 나의 이직은 낮아진 자존감과 나를 아는 주변 사람으로부터 멀어지고 싶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나는 변했다. 매일 아침에 일어나 다짐한다. 나의 한 시간의 가치는 얼마이고, 그 가치를 회사에 제공해야 한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해서는 안 된다. 나는 이제 시장(HR마켓)에서 인정받는 프로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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