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던져야 할 질문
글쓴이: 오찬호
기억하고 싶은 문장들:
- 사회는 구성원의 건강 지표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암을 예방하는 올바른 생활 태도를 정착시키고, 치매를 피해 가거나 늦출 수 있는 제대로 된 방법을 알리는 건 사회의 의무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전개 방식이 투박하면, 선한 의도일지라도 선하지 않게 굴러간다. '이렇게 하면 치매를 늦출 수 있다'와 '이렇게 하지 않으면 치매 걸려요'는 같은 의미처럼 보이지만 간격은 크다. 전자에서 후자로의 흐름을 어색하게 느끼지 않으면, '저렇게 살았으니 치매 걸리지.'라는 무례한 사람 평가도 자연스러워진다.
- 효율성이라는 말이 많아지면 어느 순간, 평범한 행동들이 비효율적이라는 이유로 금지된다. 우리나라가 급성장할 때, 화장실을 자주 드나들 수 있다는 이유로 식사 메뉴에서 국을 제외하는 공장이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성과라는 단어로 노동자의 인권을 짓누르는 것, 이를 '출혈적 테일러리즘'이라고 한다. 과거의 유산이 아니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효율을 위해 인간이길 포기해야 하는'일은 일상처럼 벌어진다.
추천 포인트:
- 산업혁명과 정보화혁명을 거치면서 세상은 편리해졌다. 그런데 이게 마냥 좋은 것만이 아님을 사회학자인 저자가 지적하고 있다. 수세식 변기, 플라스틱, 스마트폰, 에어컨, 냉장고, 원자력발전, 비행기의 혁신은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위협하고 있는지, 피임약, 화장품, 진통제, CCTV, 플랫폼 노동이 어떻게 불평등, 차별, 혐오를 일으키고 있는지 설명한다. 살아가는 방식을 확 바꿔놓은 프랜차이즈, 아파트, 헬스장에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어떤 삐딱한 시선을 가지게 되었는지 깊이 생각해 볼 화두를 던지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