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동기가 취업 박람회에서 쏘아 올린 공
영업 마케팅 직종 관련한 부스였다.
나는 물었다.
“어떻게 해야 특히 마케팅 직종에서 최소한의 역량을 어필할 수 있을까요?”
담당자분께서는
“자 무언갈 팔아본다고 생각해 보세요. 뭘 팔고 싶나요?”
약간의 정적
“돼지요.”
동기가 대답했다.
한 덩치 하셨던 담당자분께서는 자연스레 말을 이어갔다.
죄송스럽게도
아무 감정 없는
‘돼지요’를 듣는 순간 ‘웃음’이 불쑥 올라왔다.
사회화된 인간으로서 나는 티를 내지 않았다.
다만 이때부터 난 다른 세계에 있었다.
담당자분께서는 설명을 해주시다가
“돼지도 부위 별로 맛이 다를 수 있는데 우린 모르잖아요?”라고 하시면서
고기 한 덩어리를 양손으로 집은 모양으로
자신의 몸 부위를 한 번 두 번 가리켰다.
빠르게 지나간 순간이지만
두 눈이 똥그래지는 큰 위기가 왔다. (슬픈 생각)(슬픈 생각)
이렇게 된다면 느닷없이 터지고야 말 거야.. 하는 불안감으로
유머러스한 이야기가 나왔을 때
0.1초 빠르게
활짝 웃어보았다.
다행히 조금 해소가 되었다..
취업 상담을 잘 끝내고
동기 녀석과 박람회 공간을 나가면서 이야기를 나눴다.
“나 네가 갑자기 돼지라고 해서 엄청 당황했잖아”
“그리고 그분이 갑자기 자기 몸 부위를 가리키시는 거야.”
“나도 봤어” (동기)
“ㅋㅋㅋㅋ”
의도 없는 말과 행동, 예기치 못한 상황이
때론 나를 많이 웃긴다.
아… 그래도 이런 거에 웃으면 안 되는데…ㅜ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