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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이니율 Apr 27. 2024

저녁은 간단하게 먹기

속죄의 음식으로 먹는 과일식

요즘 날씨가 참 좋다. 봄날 햇살이 참 따뜻하고 생기가 느껴져서 좋다. 나뭇잎은 어느새 풍성하게 나무를 가득 채워서 온 세상이 푸릇하다. 봄꽃 마냥 같이 들떠서일까. 요즘 식욕이 폭발을 했다. 평소 먹던 집밥뿐 아니라 그동안 피해왔던 달고 자극적인 음식들도 마구 먹었다. 이렇게 먹으면 안 되는 걸 알면서 이번만 먹자고 자꾸 타협을 했다. 






건강을 위해 밀가루 음식, 튀긴 음식, 달고 자극적인 음식을 자제해 왔다. 알다시피 밀가루로 만든 음식은 양념이 잘 묻어 입에 착착 감기고 맛있다. 거기다 가격까지 싸서 부담 없이 먹게 된다. 하지만 입에 좋은 음식들 대부분은 몸에 좋지 않다. 맛과 건강이 반대로 가는 것이다. 밖에 나가거나 TV프로그램을 보면 유혹하는 음식들 투성이다. 집 주위에도 건강보다는 맛을 우선으로 하는 음식을 파는 식당이 훨씬 많다. 또한 만드는 것도 비교적 쉬워서 더 자주 만들게 된다. 나도 그런 음식들을 자주 사 먹었고 심심할 때마다 만들어 먹었다. 그래서 살이 쪘고 건강을 잃게 되었다. 이제는 건강하게 지내야지 하며 나쁜 음식을 자제하고 있었는데 요즘 그 방어막이 깨진 것이다.


며칠 전에는 짜장면을 먹었고 또 며칠 전에는 칼국수를 먹었다. 그렇게 좋아하는데도 건강을 이유로 절대 먹지 않던 음식이었는데 몸이 조금 괜찮아지니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맛집이 많았다. '맛집은 또 가봐야지, 한 번씩 먹는 건데 뭐 어때'라고 합리화를 하다가, 먹고 나서 후회가 몰려왔다. 또 아프면 어쩌려고 참지 못하고 먹은 건지, 참 한심했다. 조금이나마 안 좋은 마음을 덜려고 카페에서 녹차를 주문해 마셨다. 그런데 또 케이크의 유혹에 빠지고 말았다. 달고 부드러운 케이크 한 입에 굳은 다짐이 무너져내려 버렸다. 아주 싹싹 긁어먹었다.


집으로 돌아오니 속이 답답했다. 원래 밀가루 음식이 소화가 잘 안 되는데 안 먹다 보니 더 소화력이 떨어진 것 같았다. 저녁을 먹어야 하는데 도무지 배가 꺼지지 않았다. 불편한 마음까지 겹쳐 몸이 부은 것 같았다. 집밥도 먹을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프레시하게 과일식으로 때우기로 했다. 요새 과일이 너무 비싼데 삼촌이 주신 바나나 덕분에, 엄마가 사주신 토마토 덕분에 한 끼를 건강하게 먹을 수 있었다. 맛도 좋고 배도 부르고 무엇보다 마음이 편해서 좋았다. 챙겨주신 삼촌과 엄마를 위해서라도 잘 챙겨 먹어야겠다고 다짐했다. 안 좋은 음식에 타협하지 않도록 마음 단단히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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