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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이니율 Jun 22. 2024

여름용 초간단 국수

여름 향기가 나는 아삭한 양파절임 국수

장마가 오기전 심술을 부리는지 매일 최고 온도를 경신하고 있다. 밤에는 벌써 열대야가 나타나기도 했다. 이렇게 잠까지 못자고 하루를 시작하면 내내 비몽사몽이다. 얼른 정신을 차려야하는데 해가 뜨면 또 온도가 올라가서 잡으려는 정신도 도망가버린다. 이럴땐 아주 새콤하고 달큼한 음식이 최고다.




평소에도 식초를 즐겨쓴다. 제한된 양념에서 맛을 내려면 식초만한 것도 없다. 새콤함은 입맛을 돋아주는데 여름에 그 빛을 발한다. 초계국수, 장아찌, 각종 초절임 등이 그것이다. 이도 저도 준비를 못했다면 양파 하나면 충분하다. 요즘 햇양파가 많이 나와서 싱싱해서 맛이 좋다. 양파 한개 아주 얇게 썰어서 간장, 식초, 매실청, 물을 넣고 절여준다. 청양고추와 부추를 넣으면 보기도 좋고 맛도 훨씬 좋으니 꼭 같이 넣는걸 추천한다. 바로 먹는 것도 좋지만 냉장고에서 2일 정도 아주 푹 절이면 더 좋다. 소스가 잘 베인 양파는 여름에 김치 대신 먹어도 좋고 국수 삶아서 별미로 먹어도 좋다.


양파절임을 할 때부터 국수를 염두한 것은 아니였다. 양파가 하도 싱싱해서 절임을 만들었는데 생각보다 줄지 않았다. 어떻게하면 잘 먹을 수 있을까. 국물까지 다 사용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생각난 것이 국수다.


눈이 시릴 정도로 하얗던 양파는 간장소스에 절여지면서 진한 갈색이 된다. 양파에서 물이 나와서 국물도 어느정도 생긴다. 자, 이제 국수를 삶자. 끓는 물에 국수를 넣고 각 봉지 조리법에 따라 삶은 후 잘 치대서 헹궈 물기를 빼준다. 여기에 진간장과 참기름 혹은 들기름을 약간 넣고 조물조물 간을 해준다. 생양파, 청양고추, 오이를 얇게 썰어 고명으로 준비한다. 또 고명을 얹는 이유는 양파가 절여지면서 없어진 고유의 풍미를 더해주기 위해서다. 그릇에 간을 한 면을 넣고 양파절임을 국수 가운데를 향해 국물까지 같이 붓는다. 고명도 얹으면 완성이다. 국물의 양은 그릇에 자작할 정도로 붓고 양파절임 양은 취향껏 조절한다.


양파절임의 맛에 따라 간이 다르기 때문에 먹어보고 기호에 따라 진간장, 식초, 원당 등을 추가한다. 양파에 소스가 완전 베여있어서 씹을때마다 감칠맛이 폭발했다. 양파절임할 때마다 국물이 남아서 늘 곤란했는데 국수로 먹으니 국물이 소중했다. 더 없음이 아쉬울 정도였다.


한 젓가락에 양파까지 듬뿍 떠서 먹으면 꿀맛이다.


겨울에 애호박을 볶아 얹은 들기름 간장국수가 있다면, 여름에는 이제 양파절임을 올린 간장국수다. 양파절임 국수를 만들고 싶어졌다면 얼른 양파절임부터 만들자. 숙성하는데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며칠만 숙성하면 육수를 따로 만들 필요 없는 알맞은 모습이 나온다. 한번 만들어두면 요긴하게 여름의 한끼를 책임져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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