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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원 Aug 23. 2023

나만의 스타일을 안다는 것

꾀나 괜찮지 아니한가

청바지에 종류가 얼마나 많고 그 용어가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부츠컷 진, 와이드 진, 크롭 진, 스키니 진, 보이프렌드 진, 스트레이트 진"


여기에서도 길이감이나 두께감에 따라 청바지의 느낌과 착용모습은 천차만별이다.


청바지는 색, 모양, 길이감, 단추 위치, 주머니 형태에 따라 느낌이 매우 다르다.



내가 선호하는 컬러는 흑청, 진청, 검은색이다.


연청과 중청은 입었을 때 다소 촌스럽고 어색한 느낌을 준다.


선호하는 핏은 부츠컷(엉덩이부터 무릎까지는 딱 붙고 종아리부터 발목까지는 자연스럽게 퍼지는 형태)에 하이웨스트(허리를 고정하는 단추가 배꼽선 위 쪽으로 위치한 형태)이며 주머니의 크기와 위치를 까다롭게 보는 편이다.


청바지의 주머니가 너무 깊거나 크면 엉덩이가 커 보이고 처진 엉덩이처럼 보일 수 있다.


반면 너무 작아도 엉덩이가 큰 사람은 더 크게 작은 사람은 더욱 작게 보일 수 있다.


선호하는 주머니 형태는 원래 나의 엉덩이 보다 높게 위치한 주머니이다.


또 지나치게 넓거나 깊은 주머니의 바지는 엉덩이 형태를 예쁘게 보여주지 않아 선택하지 않는다.



상의는 무조건 어둡고(저명도) 선명한 색(고채도)을 선택한다.


왜냐하면 나의 어두운 피부와 대비감을 이루지 않는 색을 선택하는 게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어두운 피부는 대비감이 큰 흰색, 파스텔, 형광 컬러는 얼굴색을 매우 칙칙하게 만든다.


상의의 소재는 광택감이 흐르거나 지나치게 얇은 소재(실크, 리넨)의 옷은 입지 않는다.  


광택감은 촌스러움을 주는 경향이 있고 얇은 소재는 마른 상체를 더욱 마르게 보이게 한다.


더불어 어깨가 넓은 편이라 반팔보다는 반소매와 넓은 민소매를 선택한다.


지나치게 큰 상의는 넓은 어깨를 부각하고 장점은 가려져 쳐다보지도 않는다.


마지막으로 상의는 패턴이 단순하며 차분한 걸 선택하는 편이고 자잘한 무늬는 전부 피한다.



그렇다면 치마는 어떤 걸 선택할까?


치마는 소재보다는 컬러감과 길이감 위주로 본다.


밝은 색과 어두운 색 가리지 않고 선택한다.


길이는 허벅지의 중간쯤에 오거나 아니면 발목까지 오는 기장을 선택한다.


짧은 치마는 H라인, 긴치마는 약간의 A라인을 선택한다.


그게 내 체형은 보완하면서 장점을 드러내는 핏(모양)이기 때문이다.



마지막 원피스는?


종아리의 중간이나 발목까지 오는 기장감을 선택한다.


가볍게 A라인(밑으로 갈수록 가볍게 퍼지는)으로 떨어지는 형태를 선호한다.


지나치게(셔링이 화려하고 리본 포인트가 과한) 여성스럽거나 자잘한 패턴과 얇은 스트라이프나 무늬가 있는 원피스는 전부 피한다.


원피스는 특히나 검정이나 짙은 갈색과 같은 차분한 단색을 선호한다.


그래야 벨트로 포인트를 줬을 때 심플하면서도 세련되게 연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30대가 되고 좋은 점 중 하나는 나만의 스타일이 확고해진다는 것이다.


나는 나의 체형, 피부색, 풍기는 분위기에 따라 어울리는 옷을 입을 줄 아는 능력이 생겼다.


그래서 쇼핑을 할 때도 입어보지 않아도 어울릴지 아닐지가 한눈에 보인다.


쇼핑은 나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 중 하나인데


15만 원이면 보통 3벌 ~ 4벌의 옷을 구매한다.


그것도 브랜드가 있는 곳에서 할인쿠폰 혜택을 활용해 저렴하게 말이다.


오프라인 쇼핑은 체력소모가 크고 충동구매를 할 경우가 많기에 온라인 쇼핑을 선호한다.



이렇듯 정해진 금액으로 어울리는 옷을 사고 입는 행위가 나한테는 궁긍적으로 여성성을 일깨워줬다.


누군가의 아내, 엄마로 살면서 나는 한동안 여성성을 잊고 지냈다.


어느 순간 거울 속 후줄근한 내 모습에서 울컥함이 올라왔다.


곧 울컥함이 우울감으로 번져나갔다.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 나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했다.


시도했던 다양한 방법 중 하나가 나에게 어울리는 패션 찾기였다.


그러면서 나를 더욱 잘 알아가게 되었다.


어떤 게 어울리고 어떤 걸 싫어하고 무엇이 나는 돋보이게 만드는지 말이다.


지금은 외출 때마다 준비를 마친 거울 속 내 모습이 꾀나 멋있어 보이고 흐뭇하다.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옷을 잘 차려입고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한 시간가량 책을 둘러본다.


그리고 가지고 나온 책을 가지고 넓은 카페로 향한다.


그리고 한 시간 반 내지 두 시간가량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낸다.


마음에 드는 구절은 줄을 치기도 하고 적어두기도 한다.


그러면 책의 절반 내지는 절반 넘게 읽을 수 있다.



난 나의 여성성을 찾아내고 만족스러움을 느낀다.


더 나아가 카페에서 책을 보는 행위를 통해 마음의 안식과 지식을 얻는다.


또 외출할 때마다 사람들을 관찰하며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는지 보며 자극을 받기도 한다.




난 확신한다.


하루가 쌓여 일주일 그리고 그 시간을 쌓인 1년 후에는 엄청날 거라는 걸 말이다.


1년 후에 난 외적으로나 내적으로나 훨씬 멋있고 단단한 사람이 되어있을까 생각하면 소름 끼치도록 즐겁다.


내일은 어떤 옷을 입고 어떤 책을 읽을지 고민하며 이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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