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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원 Jul 03. 2023

육아. 5살을 훈육하는 방법

오늘도 잘 혼내려고 합니다.



실수와 잘못을 구분하자.

  하루에도 수십 번 실수를 하는 아이를 혼내려고 들면 하루종일 혼낼 일 밖에 없습니다. 이럴 땐 실수와 잘못을 구분하여 실수는 관대하게 이해하고 잘못은 분명하게 가르쳐야 합니다. 예를 들어 우유를 마시다가 손이 미끄러져 쏟은 아이에게는 "괜찮아, 놀랐지? 같이 닦아보자."라고 말하며 의연하게 받아주시면 됩니다.

   그런데 컵으로 장난을 치다가 쏟은 경우라면 "장난을 치면 이렇게 쏟을 수 있는 거야. 잘못한 거야."라고 정확하게 무엇을 잘못했는지 말해주고 알려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수와 잘못을 구분해 달리 훈육해야 옳고 그름을 잘 이해할 수 있어요. 



훈육할 때 눈을 맞출 필요는 없다.

  가끔 아이를 훈육할 때 눈 맞출 것을 강조하는 부모님이 있습니다. 아이는 필사적으로 피하려 하고 부모는 필사적으로 맞추려고 하는 걸 보면 마음이 답답해져 오는 순간이 있습니다. 눈을 맞춘다고 아이가 내 말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특히나 자신의 무엇을 잘못했을 때 눈 보는 걸 크게 거부하는 아이라면 눈 맞출 것을 재차 이야기할 필요는 더더욱 없습니다.

  그럴 때 부모는 아이에게 빠르고 짧게 잘못한 것이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할지 말해주면 됩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화가 나서 물건을 던진다면 "00 이가 지금 화난 거 잘 알겠어. 그렇지만 화난다고 물건을 던지는 행동은 위험하고 나쁜 행동이야. 놀란 친구들한테 놀라게 해서 미안하다고 사과해."라고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하면 됩니다. 아이가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면 "지금 들을 준비가 되지 않았어. 차분하게 얘기 들을 수 있을 때 얘기할 거야."라고 말하며 기다리는 것이 현명합니다.

  만약 아이를 훈육할 장소가 적절치 않을 때는 당장 훈육할 필요는 없습니다. 집으로 돌아가서 그날 있었던 일에 대해 얘기하며 "00 이가 놀이터에서 물건을 던졌을 때 엄마는 정말 놀라고 당황스러웠어. 아무리 화가 나도 물건을 던지는 건 너와 다른 사람들을 다치게 만들 수 있어서 절대 하면 안 되는 행동이거든. 그럴 때는 엄마한테 와서 무엇이 화가 났는지 얘기하면 엄마가 잘 들어줄 수 있어. "라고 말하면 됩니다. 사실 놀이터에서 그런 행동을 보일 때 사람들이 모두 보는 곳에서 아이를 훈육하는 건 엄마에게도 난처하고 힘든 일입니다. 그렇다고 그냥 넘어갈 일도 아니죠.



사과를 강요하지 말자.

  아이가 잘못을 했을 때 부모는 사과를 강요하곤 한다. 나 또한 아이가 놀이터에서 놀다가 실수로 친구를 때렸을 때 "친구가 00이 팔에 맞았어. 아팠을 거야. 실수이지만 이럴 때는 괜찮은지 먼저 물어보고 사과해야 해"라고 말하고 아이가 하기 싫다고 말하면 아이를 혼내지 않고 제가 대신 사과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친구야 미안해 놀랐을 텐데 괜찮니?"라고 말입니다. 그러면 아이는 그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그리고 난 후 딸에게 "아까 엄마가 사과할 때 친구가 화내지 않았지? 실수할 때 사과하면 다들 괜찮다고 하면서 이해해 줘. 그러니까 다음에는 00 이가 해보자."라고 말해줍니다.

  사실 이맘때 아이들이 사과를 못하는 이유는 겁이 나서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과를 해도 거부당할까 봐 혹은 자신이 더 혼나는 일이 생길까 봐 걱정되고 겁나는 거죠. 그리고 다음에 이런 일이 생기면 스스로 해보도록 권유하고 해냈을 때 아이를 칭찬하면 됩니다. 사과는 해야 하는 거고 내가 사과를 할 때 타인은 웃으며 받아줄 수 있구나 하고 경험하는 거죠. 그럼 실수를 할 때 사과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고 또래관계에서도 갈등상황을 극복하고 잘 지낼 확률이 높습니다.

  

거짓말은 혼날 것이 아니다.

  5살은 도덕성 발달 수준이 어떨까요? 콜버그의 도덕성 발달이론에 따르면 3세부터 7세까지(유아기)는 진정한 의미의 도덕성 발달이 되지 않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의 아이들이 거짓말을 하는 것은 벌을 피하기 위해, 보상을 위해 하는 경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규칙을 지키지 않아서 혼나는 게 아니라 혼나지 않기 위해 규칙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거나 보상을 받기 위해 규칙을 지키고는 합니다. 

  딸이 거짓말을 하는 것은 두 가지 경우가 있습니다. 첫 번째 벌을 피하기 위해서입니다. 예를 들어 양치를 안 했는데 했다고 할 때 딸에게 "사실대로 말하면 혼나지 않을 거야."라고 말하고 아이가 사실을 말하면 혼내지 않고 용기 내서 말한 점을 칭찬해 주고 "하기 싫어도 해야 되는 게 있어, 양치는 꼭 해야 해. 다음부터 혼자 하기 힘들면 엄마가 도와줄게. 혹시나 칫솔이 불편하거나 치약맛이 이상하다고 느껴지면 말해줘 바꿔볼 수도 있어."라고 알려줍니다.

  두 번째는 보상을 위해서입니다. 예를 들어 휴지로 흘린 물을 닦으라고 했는데 대충 자신의 옷으로만 닦고는 휴지로 잘 닦았다고 말하며 간식을 요구할 때 "엄마가 사실 00 이가 휴지가 아니라 옷으로 닦는 걸 봤어. 엄마가 시킨 걸 00 이가 한다고 엄마가 간식을 더 주는 건 아니야, 칭찬을 받아야 하는 거지"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유아시기에 거짓말을 했다고 거짓말하는 행위에 대해 혼낼 필요는 없습니다. 눈물이 날 만큼 아이를 혼낸다고 다음에 똑같은 거짓말을 안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혼나지 않기 위해 더 거짓말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유아시기의 거짓말은 왜 했을까? 하는 의도에 주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적절하게 훈육할 수 있기 때문이죠.



  육아를 하면서 사실 힘든 부분 중에 하나가 훈육이고 어떻게 훈육을 해야 아이가 잘 성장할지 고민합니다. 어쩌다 감정적으로 아이를 혼낸 날이면 늘 미안하다고 사과를 합니다. 그러면 아이는 저를 너그럽게 이해해 줍니다. 이렇게 사과 한마디에 아이의 마음이 풀리는 걸 볼 때 나는 과연 아이가 사과할 때 너그럽게 받아줄 수 있는 엄마였나 생각해 보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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