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에는 신랑 직장 동료 부부들이 함께 모여 밥을 먹는다. 또 어느 하루는 신랑 첫 제자들이 동역하는 사이(?)가 되어 오기도 한다. 가까운 곳에 이사 온 신랑 친구 가정이 일주일에 한, 두 번 올 때도 있다. 어떤 한 주일은 칠일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손님맞이(?)를 한 적도 있다. 투박한 시골 집밥 밖에 할 줄 모르고, 요즘 사람처럼 센스 있는 플레이팅도 못한다. 방문한 손님 예의겠지만^^;; 착한 손님들은 변변치 않은 작은 식탁을 맛있게 비워주신다. 어린 아기들까지도^^ 편하게 밥 한 끼 먹고 싶은 사람에게~ 따듯한 엄마 집밥이 그리운 사람에게~ 편한 식탁 지기가 되어주고 싶다. 몸도 마음도 편안해질 수 있도록 말이다.
2. 예민한 사람
음식 습관, 수면 습관, 생활 습관까지 제법 예민한 부분이 많다.
다 잘 먹는 줄 알았는데 도시 나가보니(?) 못 먹는 것 투성이었다. 가리는 재료도 많고, 싫어하는 음식도 많다. 익숙한 음식 아니면 쉽게 손을 대지 않는다.
불혹을 넘기고 나름의 사회인이 익숙해져서 없어진 버릇이 하나 있다. 바로 음식 냄새 맡는 것이다. 처음 보는 음식은 꼭 냄새를 먼저 맡아보았다. 후각에서 불합격되면 시식은 어림도 없는 일이었다.
그만큼 예민한 나는 잠도 깊게 못 들고 쉽게 깬다. 한 번 깨면 다시 잠 들지 못하니, 내가 자는 시간을 방해 받는 상황엔 몹시 예민해진다.
아이들 등교후 집안 일 정리하면 누워서 쉴 법도 한데, 나는 브레이크 시간에 누워 있는 날이 없다.
왜? 그건 나도 모르겠다.
우리 신랑 말을 빌리면 나는 쉴 줄을 모르는 사람이라고.. 그래서 더 예민해진 게 아닐까 싶은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3. 생각나는 사람
힘들 때, 배고플 때, 친구가 필요할 때, 기도가 급할 때 생각나는 사람이고 싶다.(글쎄.. 곰곰이 생각하니.. 아직은 나의 바람으로 지나는 중일 것 같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필요한 순간, 힘을 잃은 순간에 생각나는 사람이 된다면, 행복한 인생~ 아닐까?^^;;
4. 글을 잘 쓰는 사람
바람이 살아지는 그날이 곧 오길 바란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이고 싶다. 사람 마음 따듯하게 해주는 글을 쓰고 싶다. 근심된 일을 해결해 주지는 못하겠지만 글을 통해 마음을 위로하고 일상을 격려하고 싶다. 나의 오늘과 너의 오늘을 힘 있게 응원하며 우리의 오늘이 조금 더 기운 있는 일상으로 가꾸어질 수 있도록^^
5. 성실한 사람
실력은 뛰어나지 않다. 하지만 주어진 일에 꾀부리지 않고 열심히 하는 성실함은 뒤처지지 않고 싶다. 그게 나의 꿈이든, 배우자 내조든, 자녀 양육이든, 사람관계든, 공동체 생활이든~ 열심에는 자신 있다^^ 나에게 주어진 자리, 맡겨진 역할에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다. 그게 나의 강점이고 무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6. 따듯한 사람
힘든 사람이 더 잘 보인다. 아픈 사람이 눈에 아른 거린다. 집밥을 하면 먹이고 싶다. 맛있는 반찬을 만든 날이면 주변 이웃 문고리 방문이 저녁 시간까지 이어진다^^ 마음의 따듯함이 일상의 손ㆍ발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7. 사람에 진심인 사람
사람이 좋다. 그래서 사람 때문에 마음고생도 많다. 그래도 나는 사람을 얻고 싶다.
사람을 낳는 인생을 살고 싶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으면 이름을 남긴다ㅡ는 말에 하나 더 붙인다.
나는 살면서 사람을(사랑을) 낳고(하고),
죽어서 사람을(사랑을) 남기고 싶다. 그만큼 사람에게 진심인 사람이다. 밥 한 끼, 차 한잔을 같이 해도 결코 사람을 허투루 대하지 않는다.
때때로 힘든 순간이 물론 있다. 하지만 사람을 대하는 진심의 열매는 내게 돌아올 호의에 있지 않다. 상대를 배려하고 이해하는 나의 진심이 상대의 어느 하루, 그 순간을 딛고 일어서게 한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8. 영향력 있는 사람
글을 쓰는 끝에, 그림을 그리는 끝에, 밥을 먹이고,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만남 끝에.. 선한 영향력 있는 사람이고 싶다. 때로는 글을 통해 한 사람의 어제를 토닥여주고, 때로는 그림을 통해 누군가의 내일을 그려주고, 때로는 일어설 힘 없이 떨어진 마음을 일으켜 줄 수 있는.. 그런 사람^^
9. 기억나는 사람
아플 때, 슬플 때, 괴로울 때, 필요할 때~ 부담 없이 생각나는 사람이면 좋겠다. 뭐 대단한 거 하나 없는데 누가 나를 기억해줄까 싶기도 하다. 바람이다. 밥 먹으며 나눈 이야기, 자신의 이야기를 계산 없이 터놓게 된 시간~ 함께 나눈 시간과 오간 이야기가 기억나.. 다시 찾아지는 사람이고 싶다.
10. 기도하는 사람
이른 아침, 대학 동기 이름이 카톡 알림에 울렸다. 덜컥.. 걱정이 앞섰다. 무슨 일 있구나~ 싶어 얼른 메시지를 확인했다. 역시나, 예상은 적중.. 했다. 지난 주말 뇌출혈로 쓰러지신 아버지.. 어제까지도 가족들과 일상처럼 인사 나누며 괜찮으셨단다. 그런데 오늘 새벽 3시.. 코마에 빠지셨다는 연락을 받고 내려가는 길이라며.. 기도 부탁하는 내용이었다. 꺼진 숨을 고르며 전화를 눌러 친구와 통화를 했다. 아이들 등교시키고 내려가는 차 안에서.. 너무 무섭다며 기도해 달라는 친구..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오후에 다시 통화를 했다. 이번 주를 못 넘기실 것 같다며 준비하라는 담당의 소견.. 눈물을 뱉어내며.. 그래도 아빠의 온기가 남아 있을 때 손 잡고 아빠 얼굴 보라고..
친구와 함께 울었다. 친구가 그런다.
00가 참 많이 생각났다고..
00는 마음을 잘 알 것 같아서 기도부탁 했단다.. 쓰러지신 직후 돌아가시지 않고 일상처럼 인사하고 사랑하는 가족들 볼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기도 메시지를 보냈다.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전부니까..
오늘.. 이 친구처럼.. 내게는..
문득, 암 소식을 전하며 기도를 부탁한 친구가 있다. 혈액암 투병 안부를 알리며 기도 부탁한 동생도 있었다. 크고 중요한 일을 앞두고 함께 마음을 모아 기도해 달라던 지인들이 있다. 부모님, 가족, 본인의 힘든 소식으로 기도를 부탁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어 왔다. 좋다. 고맙다.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