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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할수있는마음 Sep 26. 2023

내 아이의 학교 생활을 지켜주세요.

아동복지법 개정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나는 매일 아이에게 물었다.     


선생님 말씀 안 듣는 친구가 있니? 

혹시 교실에서 규칙을 안 지키거나 마음대로 돌아다니는 친구가 있어?     


아이가 학교생활에 적응을 잘하는지, 친구는 많이 사귀었는지, 밥은 잘 먹는지 등등 보다

같은 반 친구들 중에 교사의 지시와 통제가 통하지 않는 아이가 있을까 봐 나는 그것이 가장 걱정이었다.

교실에 단 한 명이라도 그런 아이가 있을 때, 1년 동안 교실이 어떻게 붕괴되어 가는지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담임의 지시와 통제가 통하지 않는 아이가 있을 때 가장 피해자는 나머지 평범하고 예쁜 아이들이다.

교실에서 소리를 지르고 책상을 엎고 욕을 하고 다른 친구들의 위협해도, 

담임은 그만두라는 말 이외에 아무것도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그 아이가 스스로 진정되기를 기다리는 일밖에는,,     


교실에서 담임은 아이들의 보호자이다. 

학급 아이들이 몸도 마음도 다치지 않게 안전을 보장해 줘야 한다. 

그런데 눈앞에서 아이들이 그런 폭력과 폭언에 무자비하게 노출되는 상황이 와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학급 아이들이 아무 잘못도 없이, 매일 피할 수 없는 폭력적인 상황에 놓여 있어도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은 담임에게 생각보다 훨씬 더 깊은 좌절과 절망을 준다.


교사의 무력감은 누구보다 아이들이 먼저 안다.

교사가 무력한 교실은 절대로 아이들도 즐거울 수 없다.     

자신의 안전을 지켜주지 못하는 담임에게 아이들은 어떤 신뢰를 가질 수 있을까?

규칙을 지키지 않고 마음대로 행동하고 아무렇지 않게 남에게 피해를 줘도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고, 

오히려 최우선으로 배려받고 특권을 갖는 모습을 지켜보며 아이들은 건전한 사회성을 기를 수 있을까?     


나는 보기만 해도 아까운 내 아이가

학교에 가서 그런 폭력과 폭언에 노출되고, 

지속적으로 두려움과 공포를 느끼며 생활해야 한다는 상상만 해도 참을 수가 없다. 

그런데 그런 상황을 피해 갈 방법은 운에 맡기는 것 말고는 없다.

제발 같은 반 아이 중에 그런 아이가 없길....

그런데 매년 그 운만 바라고 있기에는 점점 더 그 확률이 너무 낮은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아동복지법 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학교의 문제, 교사들의 문제가 아이라 당장 내 아이의 문제이다.

내 자식의 안전과 행복의 문제이기 때문에 나는 학부모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고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새끼를 지키려면 내가 나설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제발 무관심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누구의 일도 아니고 내 자식의 일이다.

학교에 보내기만 하면 끝이 아니라,

거기서 내 아이가 어떤 상황을 마주하고 있는지 주시하고 경계하고 살펴야 한다.

그래야 내 아이를 지킬 수가 있다.      


공교육은 사회의 마지막 보루이다.

공교육이 무너지면 우리에게도 아이들에게도 희망은 없다.

제발 내 아이가 교실에서 온전히 안전하고 즐겁고 행복하기만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제발 나도 교실에서 아이들에게 신뢰받는 든든한 교사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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