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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미소 Aug 11. 2023

동일시의 오류

흔들리는 교육계, 교사도 학부모도 불안하다.


흔들리는 교육계,

교사도 학부모도 "불안하다"


요즘 교육계가 흔들리고 있다. 비단 교사들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일부 학부모들의 만행이 계속 기사화되고 있기에 학부모님들도 불편한 마음이 들 것이다. 교사들이야 그동안 우리들끼리 공공연히 알고 있던 사실들이 이제서야 수면 위로 오른 것이라서 터질 것이 터졌구나 하는 반응이 더 많지만 학부모님들은 다소 당황스러웠을 수 있을 것이다. 교사들은 매번 하던 자기검열이었지만 학부모님들은 혹시 나도 진상 학부모인가 싶어서 자기 검열을 시작하셨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런 사태 속에서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 그것은 바로 (내가 만든 용어이지만) ‘동일시의 오류'이다.


지금 전국의 수많은 학부모들의 걱정이 늘어나고 있고, 그리고 대부분의 교사들은 숨쉬기가 벅찰 정도의 괴로움을 안고 있다. 교권 관련 기사만 봐도 손이 떨리고 괴로울 지경이다. 파도 파도 끝이 없이 나오는 악성 민원 사례와 교사들의 억울한 직위해제 혹은 죽음이 계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안에 대하여 깊게 고민하고 우리가 설자리를 찾아가기 위한 노력은 당연히 해야 한다. 이것은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교사가 교육자로서 떳떳하게 교단에 설 수 없다면 그건 죽은 삶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의 이 사태가 대다수의 학부모, 대다수의 교사에 대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지금 수많은 선생님들은 본인들이 직접 겪지 않은 고통을 비슷한 고통의 크기로 느끼고 있고, 직접 만나지 않은 학부모를 비슷한 시선으로 만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지금 우리는 굉장히 괴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물론 과거에 조금은 비슷한 양상의 경험이 있어서일 수는 있지만), 지금 바로 현재 이 시간 그런 과정을 겪지도 않았으면서 겪을지도 모른다는 불길함, 만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너무 큰 상태다. 물론 우리가 운이 좋아서 살아남았을 뿐 그 선생님들과 같은 고통을 겪지 말라는 보장이 없는 상태인 것은 맞다. 그러나 아직 나에게 직접 그 문제가 닥치지 않은 것도 사실이라는 것을 꼭 명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거에 교권이 지나치게 높았을 때에는 학생들에게 함부로 손을 휘두르는 교사들도 있었다. 그리고 현재도 아주 가끔씩은 같은 교사가 봐도 이해하기 어려운 선생님들을 뉴스 기사에서 만나기도 한다. 그리고 악성 민원을 반복하고 지나친 개인주의와 자기 가족만 중요하다는 이기주의를 탑재한 무개념의 학부모들도 ‘일부'존재한다. 양쪽 모두에 우리가 흔히 말하는 ‘진상'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들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그 물 흐리는 미꾸라지 몇 마리 때문에 지금 교육계가 흔들리고 있고, 그 때문에 법 개정도 시급히 이루어져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는 것이지 ‘대다수'가 그러한 것은 절대 아니다. 나 또한 적지 않은 경력에도 아직 흔히 말하는 ‘진상'부모를 만나지 못한 것은 운이 좋아서도 있지만 그만큼 확률이 높지 않은 편이기도 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물론 과거보다는 확률이 올라간 건 맞다) 그러하니 너무 낮은 확률에 매몰되어 나 자신을 스스로 괴로움의 늪으로 넣을 필요는 없다. 그리고 지금 만나는 내 교실의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그럴 것이다는 마음으로 투영할 필요도 없다. ‘진상'을 감지하는 센서는 장착하되 센서에 감지되기 전까지는 그동안처럼 해나가면 된다. 다만 이제는 센서에 감지되는 순간 대응이 달라져야 할 것이다. 그것만 확실히 해두면 된다.


학부모도 마찬가지다. 어떤 선생님이 그 상황에서 그 학생에게 행한 교육적 판단이 특수한 상황 속에서 일어났을 뿐인데 마치 우리 아이한테도 그렇게 대할까 봐 걱정하고 있다. 이 또한 동일시의 오류다. 그 학생과 내 아이는 상황이 다르다. 보통의 평범한 아이들은 거의 겪기 어렵고, 12년을 학교생활을 해도 한번 겪기 힘든 상황에 놓여있는 학생의 경우이다. 아주 일반적인 것처럼 그 선생님이 모든 아이들에게 그렇게 지도할 것처럼 오해해서는 안 된다. 다만, 내 아이의 생활에 문제가 전혀 없는데도 과도한 교육적 지도를 받았다면 그때는 아이를 지켜줘야 할 것이다. 지금 내가 당장 우리 아이가 당할까 봐 전전긍긍하지 않아도, 그런 일이 발생했을 때 충분히 지켜줄 방법이 있다. 그러므로 언론에 노출되는 일부의 사례를 마치 내 아이에게 바로 닥칠 것처럼 ‘동일시'하여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요즈음 학부모도 교사도 다양한 인터넷 창구에서 자신의 입장만을 내세우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기사에 등장하는 학부모와 교사의 상황에 지나치게 동일시하여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일반적이지 않은 경우이기에 기사화되고 화제가 됐다는 것을 꼭 잊지 말고, 교사와 학부모는 교육 동반자라는 사실을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교사와 학부모는 대치되는 관계가 아니라 협조하는 관계이다. 그러니 ‘일부'에 매몰되지 말고 전체를 바라보며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나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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