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브런치에 글을 쓰며,
올리고 있던 글을 매거진으로 묶으며,
오늘 발견하고 말았습니다.
<연재라도 하면 다이어트를 하려나>라는 제목으로 제가 연재글을 올리고 있었던 사실을 말이지요. (물론 멈춰 있었습니다만...) 맞아, 나 다이어트한답시고 연재도 했었는데. 기억이 나버린 거예요.
모처럼 체중계에 올라갔습니다. 외면하던 현실과 마주하는 시간이었습니다.
62kg이더군요.
찍어놔야겠다, 싶어서 딸을 불렀어요.
핸드폰을 들고 찍으면 무게가 더 나가니까 딸에게 부탁하려던 거죠.
다시 올라가니 더 올라있더군요. 62.15kg.
자리를 여러 차례 바꿔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네, 45살의 제 몸무게는 62.15kg입니다.

연재글로 올린 첫 글이 무려 작년 10월이더군요. 벌써 1년이 지난거죠.
그때 경악한다며 올린 몸무게가 58.6kg이었는데, 그사이 4kg 가까이 찐 셈이에요. 근데 이번에는 저걸 보고도 그러려니 했어요. 그럴 줄 알았어, 생각보다 덜 나가는데? 싶었죠. 무섭게도 말입니다.
외면했던 현실을 마주하는 건 슬픈 일입니다.
예전에 운동하며 어렵사리 없앤 부유방이 다시 한 움큼 잡힙니다.
이제는 허벅지 사이에 살이 맞닿는 느낌이 익숙해요.
거울을 보면 얼굴이 달덩이 같습니다. 처음엔 부은 거겠지 생각했는데, 이제는 인정합니다. 살이에요. 살이 쪄서 그래요. 살 맞고요, 안에는 독소도 많은 것 같아요.
요즘은 내가 이쁘지 않아요. 뭘 걸쳐도 테가 나지 않아요. 그리고 건강하지도 않아요.
허리는 여전히 안 좋고, 이제는 목 주변까지 아파요. 좀 걸었다 싶으면 발목도 아프고요. 45살에 이 정도면 50대 되면 어쩔지 진심으로 걱정됩니다.
한 달 후 땡스기빙이면 저는 크루즈를 타고 여행을 갑니다.
드레스도 가져가는 거라더군요.
이 꼴로 드레스 입기는 싫은데 말이지요.
그리고 12월 초에는 부모님이 오십니다.
살쪘다고 엄청 잔소리하실 분들이에요.
해야 할 명분은 넘칩니다.
앞으로 한 달, 뭐라도 할 수 있을까요?
실패가 습관이 된 저도, 바뀔 수 있을까요?
다시 자신감을 찾을 수 있을까요?
남편은 해야겠다 생각하면 그냥 바로 실행인데, 저는 마음먹기까지가 너무 오래 걸리는 것 같습니다.
재지 말고, 생각하지 말고 그냥 해야겠어요.
그래서 다시 마음을 먹어보려고 합니다. 잘될지 자신은 없어요.
양심상 뭐라도 하지 않으면 연재는 종료해야겠어요.
(사실 오늘 하려고 했는데,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럴 일이 없었으면 하고요.
일주일 단위로 다시 올려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