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가락을 꼼지락거리듯, 마음을 꼼지락꼼지락 움직여보자.
뭐지, 뭘까?
스멀스멀 불안을 느끼는 순간,
불안이 나를 온통 뒤덮어 버린다.
자욱한 안개처럼 한 치 앞도 내다볼 수가 없다.
마치 내일이 없는 듯.
마치 희망은 없는 듯.
불안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공포로 엄습한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이 속수무책으로 당해야 하는 상황을 온몸으로 느낀다.
염세에 빠져 매일 하던 일상에도 좀처럼 집중할 수가 없다.
가위에 눌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처럼,
가위에 눌릴 때 발가락을 꼼지락거려보라는 얘기가 있다.
아주 작은 움직임이 가위에서 빠져나오는 실마리가 되기도 한다.
이렇게 마음에 가위가 눌릴 때, 마음 중 아주 작은 것 하나 꼼지락 거려보면 어떨까?
오늘 점심에 뭘 먹을까?
대단한 메뉴가 아니어도, 컵라면이든, 김치볶음밥이든, 그 메뉴를 고민해 보자.
즐겨보는 보는 영상이나 티비 프로그램을 생각해 보자.
다음 얘기에 대한 궁금증이 조금 생길 수 있다.
최근에 연락을 주고받은 가족이나 친구를 떠올려보자.
그냥 툭 메시지나 전화 한 통 괜찮다.
그렇게 꼼지락꼼지락 거리다 보면,
염세에 빠져 허우적거리던 마음이 조금은 뽀송해진다.
결과가 달라지지 않는다고 해서,
오늘이 의미 없는 건 아니다.
우리가 다 죽는다고 해서,
우리가 살아갈 날들이 다 부질없는 건 아니다.
나와 당신의 삶은
죽음이 완결이 아닌,
오늘이 중요한 실시간 라이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