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ream into Action Dec 14. 2023

스타벅스에 가도 돈은 필요 없어요!

할미, You don't need money! 

올해 워싱턴주의 타코마 날씨가 너무 좋다, 비 오는 날이 거의 없고 낮에는 해도 가끔씩 얼굴을 내민다. 10월부터 비가 주룩주룩 오후 4시가 넘으면 벌써 어둑어둑해지며 한일 없이 하루를 마감할 판인데 올해는 많이 다르다. 이사를 하고 바깥 마당을 정돈하기가 좋다. 

12월 중순이 되었는데도 갠 날이 많아서 손주가 다니는 유아원이 집과 가까워 우리 둘은 걸어서 집에 온다. 미국에서는 아이들을 등에 업어서 키우지 않지만 재영이는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할미 등에 업히는 걸 좋아한다.


집에 들어서서 내가 재영이에게 배가 고프냐고 물었다. 

"Halmi, I am really hungry for Starbucks today, 할미, 오늘은 스타벅스(에그 베이컨 바이트)가 너무 고파요."라고 말한다. 

내가 "할머니 돈 없어서 안돼"라고 했더니 재영이 왈, 

"Halmi, you know what, you don't need mondy, you just need a phone to touch the device! 할미, 돈 필요 없고 기계에 전화기만 갖다 되면 돼요"라고 말하는 것이다. 엄마, 아빠가 차 안에서 주문하고 전화기 앱으로 지불하는 걸 유심히 본 게다. 


그러고 보니 이제 지갑을 들고 다니며 현금으로 물건을 산적이 언제인지도 가물가물 하다. 스마트폰 하나면 어플로 간편 결제가 되니 카드를 쓰는 경우도 드물다. 지난 20년의 세월 동안 너무나 달라진 이 세상, 이 아이들에게는 화폐라는 개념이 우리와 많이 다르겠지? 

며칠 전에 아마존이 운영하는 홀프드 Whole Foods Market 매장에 갔다가 사람들이 손바닥을 스캔장치에 갖다 대니 결제가 되는 것을 보고 화들짝 놀란 기억이 있다. 아마존에 사용 정보를 등록해 두면 손바닥 결제가 가능한 Amazon One아마존 원 시스템이 우리 동네에도 도입된 것이다. 얼굴인식은 쌍둥이처럼 닮은 얼굴을 구별하기가 어려우나 Palm Pay 손바닥 결제는 지문과 정맥등 생체정보를 통한 결제이므로 더욱 안정적이라고 아마존은 설명한다. 우리 몸 안에 칩을 삽입하는 건 이제 시간문제다. 


세 살배기 인지능력으로 이 세상의 변화를 빠르게 인식하는 걸 지켜보면서 손주와 세대차이를 느껴야 할 시기가 멀지 않음을 실감하게 된다. 돈, 화폐이라는 정의를 이제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스타벅스 #아마존앱 #돈 #화폐 #현금



작가의 이전글 그리운 사람, 그리운 대로 맘에 담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