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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 10개로 프랑스 사람들과 말이 통하기 시작했다

언어는 무작정 외우는 게 아니라, 내가 실제로 쓸 문장을 외우는 게 핵심

by 글쓰는 디자이너

일단은 프랑스 사람들과 대화를 시도했다. 시제도 문법도 엉망이고, 단어가 생각 안 나도 일단은 용기 내서 말을 걸고, 또 대답도 해봤다. 몇 번 해보니까 어디서 막히는지, 어떤 말을 하고 싶은지 감이 조금씩 잡히더라.


첫 번째 단계가 ‘일단 말을 걸어보는 시도’였다면, 두 번째 단계는 ‘부족한 부분 채워 넣기’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한국어로 먼저 적고, 번역기 돌린 문장을 외운다. 문장 전체 발음을 듣고 싶을 땐 구글 번역기에 문장을 넣고, 소리 키우고, 전체 문장을 여러 번 듣는다. 프랑스어는 연음이 많아서 단어 하나씩보다 문장 단위로 듣는 게 훨씬 도움이 된다.


그렇게 10 문장 정도는 누가 어깨 툭 치면 바로 튀어나올 정도로 외워둔다.

그리고 프랑스 사람들 만나면 자연스럽게 그 문장을 써먹는다. 물론 긴장해서 버벅거릴 수도 있다. 그래도 첫 시도에서 망했다고 실망하지 말고, 최소 세 명 이상과 대화를 시도해 본다.


1주일에 딱 두 번만 해도 벌써 20 문장은 내 문장이 된다. 그 안엔 과거형, 현재형, 미래형 문장이 섞여 있을 거고, 이걸 바탕으로 새로운 문장을 만드는 건 훨씬 쉬워진다.


언어는 무작정 외우는 게 아니라, 내가 실제로 쓸 문장을 외우는 게 핵심이다.

그래야 흥미도 유지되고, 꾸준히 할 수 있다. 그리고 중요한 건, 내가 왜 이 언어를 배우는지, 무엇을 위해 필요한지를 먼저 생각해봐야 한다.


원어민처럼 말하고 싶다는 목표도 좋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그걸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지도 생각해야 한다. 나처럼 일상에서 프랑스어가 필요한 사람은, 내게 꼭 필요한 상황에 맞춰서, 조금씩 단단하게 공부해 나가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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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초보자고, 내가 프랑스어를 배우는 이유는 단 하나,
사람들과 편하게 이야기하고 싶어서다.

아이 학교 선생님이랑, 친구 엄마들이랑 스몰토크를 자연스럽게 하고 싶다. 그게 내 첫 번째 목표다.


그래서 10 문장을 정리하고, 바로 연습에 들어간다.

많이 말고, 조금씩. 자주. 확실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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