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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망

2023.06,02

by 고주

내가

조금 일찍 학교 문을 닫고

나온 까닭은


구석방에 똬리 틀고 앉아

해야 할 일 제쳐놓고

노후 준비한다는 것이

못마땅해서였다

거리낌 없이 떳떳하게 원 없이

하고 싶어서였다


제일 잘할 수 있는 것

좋아하는 것이

아이들 곁에 있는 것

그 일 오래오래 하고 싶어서

조금이라도 어릴 때

준비하려고


보따리에 든 것 없이

이름 파는 것은

죄를 짓는 일


밤늦게까지 책상 붙들고

씨름하는 것이

깨소금 씹는 맛이다

이것이 얼마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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