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arpathy Mar 28. 2024

테슬라와 확증편향

테슬라 전기차 전쟁의 설계자를 읽고 

이 책은 팀 히긴스라는 테크 분야 전문 기자가 실제 테슬라 직원들과 관련자들을 인터뷰한 자료를 엮어 쓴 테슬라의 설립부터 코로나 시절까지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엘론 머스크 자서전이 나오긴 했지만 그 책보다는 이책은 좀더 테슬라라는 기업에 집중된 이야기여서 최근 테슬라에 대해서 다시 가치를 고민하고 있는 상황에서 읽어보기 좋았던 책이었다. 대부분의 테슬라 책은 다소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책이지만 이 책은 상대적으로 테슬라의 어두운 면에 대해서 서술해서 오히려 좋았다.



생각


2019년도 쯤에 중국 여행을 갔었다. 그 당시 중국에는 테슬라가 정말 많았는데 그 때는 테슬라와 엘론 머스크에 대해서 깊게 알지는 못했었다. 그 이후 코로나가 왔고 테슬라의 주가는 미친듯이 오르면서 아 그 때 중국에서 테슬라가 그렇게 많았는데 왜 테슬라 주식을 안샀지? 했던 생각이 들었고, 주가가 오르면서 수많은 애널리스트, 테크 관련 블로거들은 테슬라의 마스터 플랜, 엘론 머스크의 원대한 비전을 언급하며 테슬라는 시총 1위 기업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최근 엔비디아의 독주와 경기 침체로 테슬라는 애플과 함께 유일하게 분위기가 좋지 않은 주식 중 하나이다. 언제 그랬냐는듯이 테슬라는 미래가 없다며 많은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물론 나도 여전히 테슬라를 보유하고 있고 그 포텐셜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책에서 배운 점은 그동안 내가 테슬라를 투자한 근거들이 어쩌면 모두 확증편향에 갇혀서 긍정적인 신호들만 보아서인건 아닐까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실제로 이 책에서 테슬라의 재정 구조는 곧 파산할 가능성이 있을 정도로 어려운 순간들이 매우 많았다. 개인 사재를 끌어서, 솔라시티가 위기일 때는 테슬라 자금을 활용해 인수하는 방식을 통해서 다양한 방식으로 운이 좋게 벗어날 수 있었지만 그 중에 하나라도 어긋났을 때는 오늘날의 테슬라는 없었을 것이다. 또한 테슬라의 생산 속도는 공장에 있던 무수히 많은 노동자와 기술자의 crunch mode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했다.


그 당시 공매도를 걸었던 사람들에 대해서도 합리적으로 의심할만 한 접근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한 때 나는 루나 코인에 대해서도 매우 확증편향을 가진 적이 있었다. 그 때 루나 사태에 대한 개인적인 회고로는 당연히 코인, 블록체인이기 때문에 그 상황에 대해서 명확하게 판단하기 어려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번 책을 읽으면서 상장된 주식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가치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그 가치가 훼손되지 않는지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겠다는 교훈을 얻었다.




인상 깊었던 글귀

상대적으로 이 책에는 엘론 머스크와 테슬라에 대해 좋지는 않은 내용들이 꽤 있는데 이것 역시도 확증편향에 빠져선 안되고 중립적으로 가치 판단해야한다.


머스크는 자기 몰골이 말이 아니라며, 양해를 구했다. 갈색 머리는 한동안 빗질을 하지 않은 듯했고, 티셔츠도 사흘 연속 갈아입지 못했다. 이제 며칠 후면 만 나이로 마흔 일곱이었다. 모델3생산에 들어가야 하는데 예정보다 거의 1년이나 늦어진 상태였다.

47에도 그 열정으로 현장에 있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다..



끝에 배터리셀 사이를 몇 밀리미터 간격으로 띄우고 액체를 채운 튜브 사이에 밀어넣은 다음, 배터리팩 안에 브라우니 반죽처럼 생긴 미네랄 혼합물을 넣어서 발열 시스템을 완성했다. 결함있는 배터리셀이 과열되더라도 에너지가 인접한 셀로 분산되므로 폭발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원리였다.

초기 전기차 문제 : 막대한 시험비용, 냉각 -> 여기서도 냉각이 중요하다. 거의 모든 하드웨어 문제는 발열과 컴퓨팅 비용



미국의 자동차 제조사는 오랫동안 제3자가 운영하는 대리점망을 통해 신차를 판매해왔다. 자동차 대리점은 제조업체와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는데, 계약서에는 양측이 사업을 하며 지켜야 하는 내용이 아주 세세히 나열되어 있었다. 이 방식은 헨리 포드가 등장해서 자동차를 대량 생산하기 시작한 시절부터 여러 세대를 거치며 지속된 관행인데 제조업체에만 유리했다. 대리점에 자동차를 선적하는 순간 제조업체로서는 차량 판매가 예약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실제로 차를 판매하는 부담은 오롯이 대리점 몫이었다.

미국의 자동차 유통구조.. 그래서 테슬라는 이런 판매 매장도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방식을 택했다. 단순히 친환경 자동차를 만들겠다는 비전으로 시작했지만 생각보다 산업에 얽혀있는 이해관계자로 인해 테슬라는 많은 허들을 맞이했고 하나씩 깨갔다.



테슬라는 현재 재정 구조가 사상누각과도 같아서, 로터스 공장에서 자동차를 생산하기 시작하면 곧바로 파산할 가능성이 있었다.

책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구절... 이거에 추가로 머스크는 주가 부양을 위해 혹은 이미지를 위해 생산량을 부풀렸고, 그 생산량을 들은 공장 노동자와 기술자들은.. 미친듯한 야근에 시달렸다고 한다.


실상은 이랬다. 테슬라가 일본 기업에 배터리를 주문하면, 태국에서 배터리를 배터리팩으로 조립해서 다시 영국으로 배송하고, 그곳에서 로드스터에 장착했다. 이렇게 완성한 로드스터를 다시 배편으로 캘리포니아까지 운반했는데 이 모든 과정을 거치려면 여러 달이 걸렸다. 또한 테슬라는 차량을 판매해서 현금 수익을 올리기 전까지 부품 공급업체 3곳의 대금결제를 미루는 중이었다. 이 생산 주기를 유지하려면 수억달러가 필요한데 현재는 수천만 달러도 없었다. 한마디로 비용이 아니라 현금 흐름이 문제였다.

SCM의 중요성



오늘날의 테슬라를 만들어왔다고 해도 모자랄 혁혁한 공을 세운 스트라우벨은 일본 출장 후에 이런 생각까지 했다고 한다. "과연 테슬라가 성공할 수 있을까?" 위대한 업적을 이룬 maker조차도 결국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배터리팩 신기술을 십분 활용하려면 배터리팩을 기존 차량 부품에 맞춰선 안되고 배터리팩에 다른 부품을 맞춰야 했다. 

세단의 합리적인 목표인 85킬로와트시 용량의 590 킬로그램 배터리팩에 들어가는 셀 비용으로 2만 1천달러가 든다는 뜻이다. 그정도 비용을 투자하면 모델3의 소매 출고가가 엄청나게 높아져야 했다.

그렇다고 해도 여전히 머스크의 최대 난제는 배터리 비용이었다.

전기 자동차에서는 결국 배터리가 가장 핵심


페이팔을 써보고 만족한 유저는 주변에 입소문을 냈다. 머스크는 테슬라도 그런 방식으로 알려지기를 원했다. 제품 성능이 좋으면 내버려두어도 잘 팔릴테고, 매출이 저조하면 그 제품을 더는 팔지 말라는 뜻으로 봐야 한다는게 그의 지론이었다. 

Product is all you need.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 마케팅의 0단계.


테슬라 매장을 디자인한 사람은 사실 블랑켄십이라는 사람으로 잡스와 함께 애플 스토어를 만들어간 사람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매우 유사하다고 한다.


초반에 머스크가 면접에서 던진 질문 "여러분이 월등하게 좋은 결과를 산출한 이력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그 사람이 가진 성과와 역량을 동시에 알 수 있는 질문인 것 같다.


머스크에게 안된다고 하지 말고 그가 요구하면 뭐든지 일단 알아보겠다고 말하고 나서 머스크가 그 대화를 잊어버릴 때까지 버티는 식으로 대처했다. 

생산이 단 몇주밖에 남지 않은 시점이었는데, 더 큰 타이어를 장착하면 보기 좋을 거라며 타이어를 교체하라고 지시했다. 

테슬라 X의 충전 위치 역시도 일반 사람들의 패턴에 맞는 위치가 아닌 자신의 집에 있는 차고의 충전 위치에 맞추라는 얘기도 한적이 있었다.

하지만 직원들의 반대에도 머스크는 굴하지 않고 하반기에는 5만대를 생산하거나 전년도 생산량에 견줄만한 결과를 달성하겠다며 투자자들을 안심시켰다. 

생각보다.. 안좋은 리더의 모습도 많았던 것 같다. 실제로 안된다고 하면 바로 해고... 제품의 완벽성이라는 관점이 아닌 자신의 편의를 위한 제품 개선인 것도 조금 놀라웠다.. 약간의 뻥카도 있어서, 이를 어떻게든 완수하려했던 테슬라라는 팀이 대단했다.



머스크는 앞으로 로봇 택시가 등장하면 구태여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게 될 터이므로, 테슬라가 애써 모델3보다 더 저렴한 자동차를 개발할 이유가 없다고 기술했다.




작가의 이전글 AI 이전의 Big Thing은 어떻게 발전했을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