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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사담 Jul 29. 2023

통제할 수 있는 것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다.

[사기열전 오자서 편] 사기열전을 통해 배우는 삶의 지혜

오자서(기원전559년~기원전484년)는 초나라 사람입니다. 소의(小義)를 버리고 대의(大義)를 취했으며, 어려운 역경을 딛고 일어나 세상에 자신의 이름을 떨치고, 신하로서 최선을 다했으나, 결국에는 죽음을 당했던 강직한 영웅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오자서

오자서는 사기열전, 사기세가에 걸쳐 여러 번 출현하는 유명한 인물입니다. 동료로서 같이 활동한 유명한 인물은 손자병법의 손무이며, 오자서 시대의 배경으로 한 관련 성어에 있어서도 삼령오신(三令五申), 일모도원(日暮途遠), 와신상담(臥薪嘗膽), 서시빈목(西施顰目), 오월동주(吳越同舟), 심복지환(心腹之患), 동병상련(同病相憐), 초재진용(楚材晉用) 등이 있을 정도로 풍부한 이야깃거리를 제공하고 있는 배경의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소의를 버리고 대의를 취하다.


오자서는 초나라 사람으로 이름 있는 가문의 사람이었습니다. 오자서의 아버지 오사는 초나라 태자의 스승이었으나, 왕이 여자문제로 태자와 갈라서게 될 때, 오사를 죽이기 위해 감옥에 보냅니다. 왕은 오사를 죽이고 싶었으나, 오사의 총명한 두 아들 오상과 오자서의 후환이 두려워, 아들들에게 오사가 있는 곳으로 오면 아버지를 살려준다고 하였습니다. 형제는 아버지에게 가는 것은 부자 모두가 죽게 되는 것을 알고 있었으나, 큰 아들은 부모에 대한 예를 다하고자 아버지에게로 가서 죽음을 당하고 오자서는 아버지와 형의 원수를 갚기 위해 초나라를 도망쳐 나오게 됩니다.



역경을 이겨내고, 대신의 자리에 오르다.


오자서는 초나라의 지명수배 대상으로, 도중에 병을 얻어 고생을 하였으며, 밥을 빌어먹기도 하면서 우여곡절 끝에 오나라에 도착하게 됩니다. 이후에 태자가 아니었으나, 왕권에 야심에 가득 찬 공자 광을 도와 그가 오나라의 왕이 될 수 있도록 한 후에 대신의 자리에 오르게 됩니다.


[춘추전국시대 지도/출처 Doopedia]


오자서는 손무와 함께 오나라를 이끌어, 초나라를 침공하여 수도를 점령하고, 아버지와 형을 죽인 초나라 평왕의 시신을 무덤에서 꺼내 시신에 채찍질하는 복수를 하게 됩니다. 이후에도 오나라 주변 국가들을 굴복시켜 오나라를 당대 최고의 강대국으로 만들고, 오나라 왕 합려를 전국시대의 가장 강한 군주가 될 수 있도록 큰 역할을 하게 됩니다.



오자서의 죽음과 오나라의 멸망.


오나라 왕 합려가 월나라와 전쟁 중 부상으로 사망하게 되자 태자인 부차가 오나라의 왕을 계승하였으나, 부차는 충언하는 오자서보다는 아침에 능한 신하 백비의 의견을 더욱 존중합니다. 월나라와 전쟁에서는 승리하였으나, 백비의 이야기를 듣고 월나라 왕 구천을 살려주고, 나중에는 월나라로 돌려보내기까지 합니다. 구천은 백비에게 끊임없이 뇌물을 주어 부차에게 좋은 이야기를 전하게 하였고, 부차는 오나라와 가장 인접하고 경계해야 할 월나라를 그대로 둔 채, 공명심에 멀리 떨어져 있는 나라들과 전쟁하고 싶어 합니다. 오자서가 전쟁을 반대하는 간언을 하자, 부차는 백비의 모함으로 오자서를 의심하고 있었으므로, 오자서에게 자결을 명령합니다.


오자서의 죽음 이후 월나라는 부차가 오나라를 떠나 있을 때, 공격을 해 큰 승리를 거두고, 구 년 뒤에는 결국 오나라를 멸망시켜 버립니다. 얼마 전까지 가장 번영하였던 오나라는 오자서의 죽음과 함께 순식간에 몰락하여, 역사 속에서 사라지게 됩니다.




초나라 평왕은 오자서의 아버지와 형을 죄 없이 죽이므로, 오자서의 원한을 삽니다. 이로 인해, 평왕은 사후에 자신의 시신이 오자서에 의해 채찍질당하게 되고, 나라는 유린당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사마천은 왕조차도 신하의 원한을 산다는 것이 이렇게 두려운 일인데, 하물며, 같은 지위의 사람 간의 원한을 사는 것은 지혜롭지 않음을 알리고 있습니다.


오나라는 충신 오자서로 인하여 가장 번영하다가, 간신 백비로 인해 순식간에 몰락하는 것을 보면 군주가 충신을 알아보고 중용한다는 것과 간신을 멀리 한다는 것이 국가의 운명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말년의 오자서를 보면 최선의 노력을 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그 반대였습니다. 우리는 최선을 다하고 최상의 결과를 기대하지만, 결과가 반드시 노력에 상응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동일한 노력에도 결과는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우리가 집중하고 통제할 수 있는 것은 결과가 아닌 과정일 뿐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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