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完璧)이라는 말은 완벽귀조(完璧歸趙)에서 나온 말입니다. 즉, 옥을 가지고 완전하게 가지고 조나라로 돌아왔다는 뜻입니다.
예전에 화씨벽(和氏壁)이라는 옥으로 만든 보물이 중국에 있었습니다. 가히 중국의 최대 보물이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이 보물을 잘 모를지 몰라도, 이 보물에 관련된 사자성어와 역사적 인물들은 알고 계시는 분은 꽤 있습니다.
먼저, 이 보물을 거쳐간 사람들과 영웅들을 살펴보면, 춘추시대 초나라 사람인 변화가 옥을 발견한 것을 시작으로 초나라왕 문왕, 초나라 재상 소양, 장의, 진나라 소양왕, 조나라 혜문왕, 인상여, 진시황제, 이사, 3대 황제 자영, 유방, 왕망, 광무제, 손견, 손책, 원술, 조조 등입니다.
관련된 성어를 보면 완벽, 완벽귀조, 연성지지, 오설상재가 있습니다.
완벽(完璧/완전한 옥, 또는 옥을 완전하게 보존한다는 뜻)
완벽귀조(完璧歸趙/옥을 온전히 조나라로 돌려보내다.)
연성지지(連城之値/여러 성에 해당하는 값이라는 매우 귀중한 물건을 비유),
오설상재(吾舌尙在/내 혀가 아직 있소? 혀만 있으면 뜻을 펼 수 있다는 말)
청나라 옥새 <출처 : Chinanews.com>
보물의 발견
춘추시대 초나라의 화씨라고도 하는 변화라는 사람이 산에서 아름다운 옥을 발견하고 초나라 여왕에게 바칩니다. 그러나, 감정사가 그 옥이 하찮은 것으로 판명하자, 왕은 대로하여 변화의 왼쪽발꿈치를 자르는 월형을 내립니다.
여왕 이후 무왕이 즉위하자 변화는 다시 보석을 갖고 무왕에게 찾아갔으나, 역시 감정사에게 값어치 없는 돌로 판정되고, 오른쪽 발꿈치까지 잘리는 형벌을 받게 되어 걸음조차 걷지 못하는 형편이 됩니다.
억울한 마음의 변화는 산속에 들어가 크게 소리 내어 울었다고 합니다. 무왕의 대를 이은 문왕은 변화의 이야기를 듣고 그를 찾아 원석을 받아 보석공에게 가공을 맡긴 후 그제야 그 귀중함을 알게 되고, 그 보석의 이름을 화씨의 벽이라 하였고, 큰 상을 내렸다고 합니다.
춘추전국시대의 벽
합종연횡의 대가 소진과 장의, 화씨벽 이야기에 나오는 장의
이후에 화씨벽은 초나라의 커다란 업적을 이룩한 소양에게 상으로 내려지고, 그는 화씨벽을 잠시도 몸에서 떼어놓지 않았다고 합니다. 어느 날, 소양이 손님들과 술을 마시다가 소란 중에 화씨벽을 분실하고, 그 문객 중의 하나인 가난한 장의를 의심하여 거의 죽을 만큼 맞고 풀려나옵니다. 이때 집에 돌아온 처에게 장의는 이렇게 얘기했다 합니다.
“내 혓바닥이 아직 붙어 있는지 보아주시오.”, (오설상재/ 吾舌尙在)
“혀는 붙어 있네요.” 장의의 아내는 웃으면서 말했다.
“그럼 됐소.”
천하를 세치의 혀로 쥐고 흔들었던 장의의 유모와 비장함이 동시에 보이는 듯합니다.
춘추전국의 영웅 인상여
초나라 재상 소양이 잃어버린 화씨벽은 조나라에 흘러 들어오게 되고, 조나라 대신인 목현의 손에 들어갑니다. 그러나 소문을 들은 조나라 왕은 자신에 바치라고 목현에게 말했으나, 그는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고 보고 합니다. 왕은 목현의 집을 수색해서 화씨벽을 가져가고, 이를 두려워한 목현은 다른 나라로 도망하고자 하나 식객 중 하나였던 인상여가 왕에게 죄를 인정하고 용서를 빌라고 하여 목현은 화를 모면하게 됩니다.
조나라의 혜문왕이 초나라가 잃어버린 화씨벽을 손에 넣게 되었으나, 당시 강력한 힘을 가진 진나라의 소양왕은 화씨벽을 탐내며 진나라의 15개의 성과 맞바꾸자고 제안합니다. 진나라의 제안이 화씨벽을 빼앗고 성을 주지 않으려는 의도임을 알지만 거절할 수 없는 조나라는 목현의 천거로 인상여를 사신으로 보내게 됩니다.
소양왕은 예상대로 화씨벽을 받고 성을 줄 생각을 안 하자, 인상여는 보물에 흠이 있는 곳을 알려주겠다면서 화씨벽을 돌려받은 후 무서운 기세로 기둥으로 달려가 성을 주지 않고 화씨벽을 취하면 자신과 화씨벽을 모두 기둥에 던져 버리겠다고 위협을 합니다. 놀란 왕은 성을 주겠다며, 인상여를 달랬으나 인상여는 성대한 의식을 행하고 화씨벽을 받으라고 합니다. 왕은 이를 허락하고 5일 후에 성대한 의식을 시행하고 화씨벽을 요구하였으나, 인상여는 이미 수종을 시켜 화씨벽을 조나라로 돌려보낸 뒤였습니다. 대로한 왕에게 인상여는 침착하게 국가 간의 신뢰의 중요성과 왕의 처신을 알리자, 할 말을 잃은 왕은 사신의 예로 인상여를 조나라에 돌려보내게 됩니다.
여기서 아래와 같은 성어들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완벽(完璧/완전한 옥, 또는 옥을 완전하게 보존한다는 뜻)
완벽귀조(完璧歸趙/옥을 온전히 조나라로 돌려보내다, 물건을 완전한 상태로 원래의 주인에게 돌려주는 것을 비유),
연성지지(連城之値/여러 성에 해당하는 값이라는 매우 귀중한 물건을 비유),
진시황제의 전국옥새
6국을 무너뜨리고, 화씨벽을 손에 넣은 진시황제는 재상인 이사를 시켜 ‘수명어천 기수영창’(하늘에서 명을 받았으니 그 수명이 길이 창성하리라)라는 문구를 새겨 넣어 옥새를 만듭니다. 일명 전국옥새, 이 옥새는 3대 황제 자영이 함양을 함락시킨 유방에게 바쳤고, 유방 이후 한나라 황제 대대로 전해지게 됩니다. 전한을 멸망시킨 왕망이 전국옥새를 요구하자 당시 태황태후가 집어던져 한쪽 끝이 깨져 금으로 때웠다고 합니다. 이후 후한의 광무제가 되찾아 후한말기까지 전해지기 됩니다.
전국옥새의 인장 상상도
삼국지의 손책과 원술
후한 말 십상시의 난으로 옥새는 사라지고, 동탁이 낙양에서 장안으로 천도하게 됩니다. 동탁 토벌의 선봉장이었던 손견은 낙양성에 진입하였다가 우물 안에서 전국옥새를 발견하고, 이를 알게 된 원소가 유표로 하여금 옥새를 빼앗아 오도록 합니다. 손견은 전사하게 되고, 옥새는 큰 아들 손책에게 전달됩니다. 기반이 없던 손책은 이 옥새를 원소의 배다른 동생 원술에게 바치고, 그 대가로 군사를 얻게 되어 강동에서 오나라를 세우게 됩니다. 옥새를 얻은 원술은 이후 황제를 칭하다가 유비하고 싸우다가 전사하고, 옥새는 다시 원술의 조카 원윤에게 전해졌으나, 원술의 부하 서구가 원윤과 원술의 모든 가족을 죽이고 조조에게 바치게 됩니다. 조조는 그 공로로 서구를 태수에 임명하게 됩니다.
전국옥새는 한나라, 위진남북조, 수, 당, 후량, 후당을 거쳐 전해지다가 후당의 마지막 황제가 분신할 때 사라진 것으로 보이며 지금까지 발견이 되고 있지 않습니다. 만약 천하보물인 옥새를 여러분께서 찾으신다면 인생이 확 달라질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