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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슬 Jul 13. 2023

영화를 사랑하는 마음

「시네마 천국」, 1990


[영화에 마음을 담아] 나의 브런치 홈 이름이다. 이러한 이름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영화는 <시네마 천국> 일 것이다. 나도 영화를 사랑하고, 알프레도와 살바토레도 영화를 사랑한다. 이제야 이 영화를 만나게 된 건 좀 많이 분하다. 그럼에도 만났으니 다행이다!


<엔니오: 더 마에스트로>를 보고, 시네마 천국이라는 영화 전체가 너무나도 궁금해졌다. 사운드트랙이 어떻게 쓰였을 지도 궁금했고, 영화의 흐름도, 그리고 모든 게 궁금했다. 때마침 재개봉을 했다는 소식이 들려왔고, 다행히 나는 극장에서 시네마 천국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아직도 눈앞에 장면들이 아른아른거리고, 사운드트랙을 들으면 마음이 울컥해 눈물이 날 것만 같다. 음악에서 영화가 들린다.


알프레도. 이름만 들어도 슬퍼서 어떻게 글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 살바토레에게 어머니 다음으로 가장 많은 애정을 주었다고 나는 확신한다. (어쩌면 어머니보다도 많은 애정을 줬을 때도 있을 것이다.) 살바토레에게 영화에 관한 경험을 안겨주고, 더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이 되어주었다. 필름에 불이 붙었을 때도 끝까지 남아 필름을 지켜내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그는 영영 앞을 볼 수 없게 되었다. 자신이 인생을 바친 일에 정말 모든 걸 바친 셈이 되었다. 나는 알프레도처럼 사랑하는 일이 생겼을 때 모든 걸 바칠 수 있을까? 쉽게 답을 내리지 못하겠다. 살바토레에게 일을 넘겨주고 난 후로도 옆에서 계속 인생에 관한 길잡이가 되어주었다. 살바토레가 사랑에 용기 낼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하고, 고향을 떠나 더 성공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주었다. 그는 죽기 직전까지도 살바토레를 생각했다. 진정한 사랑이다.


살바토레는 왠지 토토라는 이름이 더 익숙하다. 영화에서도 계속 토토라고 불리기도 했고, 나도 토토라는 이름이 더 좋다. 이러한 애칭에서 애정이 묻어 나오는 거니까! 토토도 필름 하나하나를 소중히 여겼고, 그래서 혼나면서도 영사실을 들락날락거렸다. 결국 영사실을 물려받고, 영화감독이 된 것까지. 정말 인생을 바칠 일을 찾아온 마음을 쏟아냈구나 싶어서 감탄스럽다. 어린 토토는 불길 속에서 알프레도를 구해냈다. 그리고 알프레도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떠나기 전까지 계속해서 알프레도를 지켰다. 그리고 떠나서도 알프레도를 잊지 않았을 것이다. 그의 장례식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고향에 돌아왔으니.


알프레도는 마지막 선물로 검열되었던 필름들을 모아서 남겨두었다. 어린 토토가 갖고 싶다고 했을 때는 끝끝내 주지 않았던 그 필름들을 몇십 년을 잊지 않고 모아뒀다가 준 것이다. 그는 유언으로 살바토레에게 죽었다는 소식을 전하지 말라는 말을 남겼다. 그럼에도 주변 사람들은 연락했고, 살바토레는 마지막 선물을 받았다. 알프레도는 토토가 너무나도 보고 싶었을 것이다. 그리고 나도 알프레도가 보고 싶다. 알프레도에게 수도 없이 봤던 영화 속 등장인물들의 대사들이 듣고 싶다.


알프레도와 살바토레가 일했던 시네마 천국은 결국 문을 닫게 된다. 그와 동시에 건물도 철거되었다. 알프레도가 한 말이 떠오른다. 지난 일은 추억으로 남겨두고 앞으로 나아가라고, 시네마 천국이 무너지는 내내 이 말만 계속 맴돌았다. 건물이 없어지고 주차장으로 변했다고 하더라도 시네마 천국은 마음속에는 여전할 것이다. 늘 그랬듯이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보러 올 것이고, 2부를 기다리며 가끔은 화도 낼 것이다. 그리고 영사실에서 밖을 내다보며 하루가 또 마무리될 것이다.


영화에는 마음이 담겨 있다. 그리고 그 마음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영화는 단연 <시네마 천국> 일 것이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시네마 천국을 생각한다. 내일도 변함없을 것이다.


2023.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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