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까이양청더이 님만해민 카페 발마사지 핑강 야경 야시장
7월 15일 토요일
님만해민의 날. 오늘은 치앙마이에서 그나마 세련미가 있는 님만해민에서 하루를 보내기로 했다. 아침에 운동을 마치고 맛집이라는 “까이양 청더이”로 갔다. 한 달 살기 오기 전에 유튜브로 치앙마이에 대한 콘텐츠를 많이 봤는데 자주 나오는 곳이다. 영어로 된 메뉴를 받았는데 마땅히 먹을 것이 많지는 않아 보인다. 굽네치킨 스타일의 치킨과 쏨땀(처음 먹어본다.) 그리고 시그니처라는 파파야 튀김을 시켰다. ‘입소문만큼은 아닐 거 같네…’라고 생각하고 먹는데 같이 온 소스들도 일품이고 먹으면 먹을수록 손이 간다. 결국 세 접시를 싹 다 비우고서야 일어났다. 역시 끝까지 가봐야 한다.
그리고 괜찮은 카페를 찾아 님만해민을 좀 걸었다. 역시 님만해민 쪽은 길도 넓고 곳곳에 예쁜 카페들이 참 많다. 혼자 지낼 때 여기에 있을 걸 그랬나.. 그랬으면 예쁜 카페들 많이 다니면서 덜 심심했으려나..라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여행 갈 때 깨끗하고 분위기 좋은 ‘부촌’ 찾아다니는 것을 좋아하는데 “The nimmana” 주변이 딱 그런 곳 같았다. 그 건물 1층에 있는 카페를 갔다. 카페 분위기가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이런 거리에 있으니까 그것으로 충분히다. 화장실을 콘도 1층 화장실을 쓸 수 있어서 콘도도 살짝 구경해 봤다.
두 번째로 간 카페는 “groon”이라는 카페였다. 가는 길이 맞은편 골목이라 걸어오면서 예쁜 가게들을 많이 구경했다. 처음 왔을 때 2박을 했던 배드님만도 보였다. 그때의 감정도 맞닿으면서 기분이 묘했다. 이 카페 인테리어 딱 내 스타일이었다. 빵 종류도 다양하고 맛있다. 치앙마이 카페에서 만난 빵들은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다. 여기에서 가고 싶은 카페는 많은데 카페는 일찍 문을 닫아서 하루에 2 카페 하기가 힘들다. (우리는 나의 아침운동 후 보통 11시 30분 정도에 일정을 시작한다.) 오늘 처음으로 2 카페를 하는 날인데 막상 두 번째 카페를 오니 다이어리 정리를 하기도 귀찮고 지루하다. 책이라도 가져올 걸 그랬다. 오늘은 치앙마이 대표 재즈바를 가기로 했는데 시간이 좀 애매하다. 그 많은 사람들 틈에서 앉아있거나 서 있을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좀 피곤하다. 그래서 우선 발마사지를 받으면서 고민해 보기로 했다. 처음에 마사지를 검색하다가 후기가 좋아서 지도에 표기해 놓은 마사지샵이 근처여서 그곳으로 갔다. (이번 여행에서 구글 지도 활용을 정말 잘하고 있다. 영화 ‘서치 2’를 보면서 나도 디지털 활용을 좀 잘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래도 흉내는 잘 낸 것 같다.) 발 마사지가 그새 30 밧트가 올라서 280 밧트였다. 그래도 1만 원 정도 되는 가격이다. 한 시간 받았는데 후기에는 너무 마음에 들어서 3일 연속 갔다는 말도 있는데 그 정도는 아니었다. 역시 사바사 케바케 마바마. 친구가 피곤했는지 마사지받는 동안 잠시 기절을 했다. 그 사이에 나는 재즈바를 검색하다가 오늘은 안 가는 게 좋을 것 같다는 결론을 내리고 숙소 근처에 핑강 야경을 보며 저녁을 먹는 계획을 세웠다. 아무리 생각해도 굿아이디어다.
마사지샵 앞에서 볼트를 불러 “Deck one”이라는 레스토랑을 검색해서 갔다. 실내 인테리어가 아-주 고급지다. 여기서 공기청정기가 있는 식당은 처음이었다. 쌍따봉이 절로 나온다. 밖은 모기가 많을 것 같아서 야경이 잘 보이는 실내로 자리를 잡았다. 크랩 볶음밥과 쇠고기 스테이크, 치킨 시저 샐러드와 맥주 그리고 레몬에이드까지 주문했다. (이렇게 주문해도 5만 원 남짓이다.) 음식을 기다리는 사이에 직원이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길래 봤더니 하늘 색깔이 예술이다. 우리도 얼른 밖으로 나가서 멋진 사진을 건져왔다. 손님이 한 팀 밖에 없어서 인기 없는 집인가 했는데 더 어둑해지니 손님들이 더 오기 시작했다. 식사도 다 맛있고 무엇보다 분위기가 근사한 곳이다. 지도를 찾아보니 숙소 근처 야시장과 도보로 10분 거리여서 가는 길은 걸어가기로 했다. 사람도 없이 한적한 다리를 지나가는데 참 평화롭다. 밤이라 핑강의 구정물 색은 어둠 속으로 사라졌고 다리 위에 조명이 강물이 비춰서 너무 아름답다. 가는 길에 우리가 학창 시절 좋아했던 빅마마의 ‘소리’ 노래를 부르며 다리를 건넜다. 숙소 근처 야시장 크기가 우리가 갔던 곳보다 2배 정도는 컸는데 그곳에 또 다른 먹거리 장터가 있었다. 배가 불러서 먹지는 못했지만 더 깔끔하고 음식 종류도 다양했다. (얼마 전에 예능 프로그램에 나왔던 곳이다. ‘Plone ruedee’) 그곳을 지나 우리가 좋아하는 망고집에서 망고를 사가려고 했는데 아주머니는 오늘도 결석이다. 하는 수 없이 입구에서 망고를 두 박스 사 왔다.
내일 선데이 마켓 가기 전에 얼마나 더 구매할 수 있는지 가늠도 해볼 겸 가방을 대충 싸보기로 했다. 가져온 것들을 많이 버리고 가긴 하는데 그래도 여기서 새로 구매한 것 만으로 29인치 캐리어 반이 찼다. 그래도 내일 주문받은 물건들은 구매 가능할 것 같다. 화이팅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