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환빈 Jul 03. 2024

총상금 1천만, 알라딘 우주리뷰 - 팔레스타인 책 추천

(<팔레스타인, 100년 분쟁의 원인>을 주제로 서평 작성 요령을 설명한 글입니다.)


요즘 알라딘이 매우 힙합니다. 25주년을 맞이해 여러 이벤트를 열었고, 그중 하나로 서평전문지 <서울리뷰오브북스>와 함께 총 상금 1천만 원의 서평 공모전을 진행합니다. 당선된 서평은 최우수작 1편에 300만 원, 우수작 7편에 100만 원을 지급하며, 투고 기한2024년 10월 4일까지입니다. 작성지침에 대한 안내도 있으니 꼭 아래 페이지를 방문해 보세요.


서평은 2023년 이후 출간된 모든 도서에 대해서 작성이 가능하지만 <서울 리뷰 오브 북스>와 <알라딘>이 선정한 도서가 우선 추천된다고 합니다. 알라딘에서 대상도서를 확인하면 총 299개가 나오며, 그중 하나는 제가 쓴 <팔레스타인, 100년 분쟁의 원인 : 이분법적 사고를 넘어서>입니다. 팔레스타인 도서 중에서 유일하게 선정되었네요. 감사합니다!!!


요새 제발 팔레스타인 말고 다른 책 좀 읽고 싶어서... 저도 도전해볼까 싶습니다. 게다가 출판업계에서 일하다 보니 독서 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좋은 도서를 선정하고 널리 알리는 일이 중요하다고 느끼고 있어서 서평 작성에 흥미가 동하기도 하고요. 아, 물론 상금에 눈이 돌아간 것도 당연하지요. 신간 인쇄비도 간당간당하게 마련한 터라 100만 원이라도 받는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특히 중고등학생이나 대학생이라면 꼭 서평에 도전해 보시길 권합니다. 저는 중학생 때 리브로 아니면 예스24에서 진행한 리뷰 이벤트에 당선돼 5만 원을 포인트로 지급받은 적이 있습니다. 벌써 25년 전 일이니 지금 물가로 치면 30-40만 원쯤 되는 거라 정말 큰 금액이었죠. 다만, 당시에는 워낙 비싸서 책 5권만 사면 끝이었습니다.


뭐, 그래도 어릴 때 글 써서 돈을 벌어 보니까 신기하고 기뻤습니다. 게다가 가계가 많이 어려웠던 터라 글을 써서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에 혹하게 되더군요. 그때부터 글쓰기에 흥미를 느끼고 간간히 도전했습니다. 중학생 때 마빈 해리스 저 <문화의 수수께끼>에 영감을 받고 소설도 써 봤는데, 시험기간이 될 때마다 중단하다 보니 결국 끝을 보지는 못했습니다. 문화상대주의와 '관점'에 대한 이야기인데, 당시나 지금이나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거라 언젠가는 마무리를 짓고 세상에 선보이고 싶네요.


아, 그러고 보니 공모전에 도전해서 2번인가 상도 받았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때는 통일을 주제로 한 글짓기에서 최우수상을 받게 되자 당연히 상금이 나올 줄 알고 기뻐했습니다. 그런데 주최 측에서 웃으시면서 상금 대신 교육부장관상으로 대체했다고 말씀을 하셔서 엄청 안타까워했던 일도 기억나네요. 빈곤한 학생에게는 장관상보다 단돈 만원이 더 소중한 법인데 모르시더군요.....


이러려고 쓴 글이 아닌데 너무 딴 얘기만 했네요. 우주리뷰상 서평 당선 Tip을 드리겠습니다. 당선되려면 당연히 서평을 쓰기에 좋은 책을 고르는 게 중요하겠지요? 이 시국에 팔레스타인만큼 좋은 주제가 어디 있을까 싶습니다. 더군다나, <팔레스타인, 100년 분쟁의 원인>은 그간 출간된 어떤 팔레스타인 도서와도 다르게 분쟁의 원인을 짚어낸 책이고, 우수출판콘텐츠X한국에서 가장 지혜로운 책으로 선정된 만큼 심사위원들의 관심을 끌 수밖에 없습니다.


서평을 작성하실 때 딱 두 가지 포인트만 잘 짚으시면 반드시 당선되실 겁니다.


첫째, 역사적 사실이나 정치적 현실을 요약하지 마세요. 독후감과 다르게 서평은 책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적는 게 일반적이긴 하지만, 그게 주가 되어서는 안 되며, 이를 언급하더라도 '이 책의 특별함'을 살려서 말하는 게 좋습니다.


예를 들어, 팔레스타인 문제는 '이스라엘의 자위권 행사 vs 민간인 무차별 학살'이나 '고향에 대한 팔레스타인인 vs 유대인의 권리'와 같은 이분법적인 대립 구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어떻게 해서 이런 대립 구도가 생겨났는지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고 이를 제대로 다룬 책도 없습니다. 이 책은 1차 사료를 확인해 가며 이 부분을 짚어냈다는 데 의의가 있으므로, 서평에서도 이를 중점적으로 다루시면 됩니다. 어차피, 책을 읽으시면 자연히 주목하시게 되는 부분입니다.


둘째로, 전체를 고르게 설명하려 하지 말고 특정 부분에 집중하세요. 사실, 이론적으로 볼 때는 전자가 더 훌륭한 게 맞지만, 서평에 분량의 제한이 있고, 심사자들이 서평 하나하나를 상당한 시간을 들여서 검토하지는 못하고 독자 역시 서평을 간단하게 훑어만 보기 때문에 인상 깊었던 부분에 집중하는 게 효과적입니다.


책에서 제2장은 세간에 널리 알려진 종교적 괴담을 바로잡고 유대인과 아랍인/무슬림 간의 사이가 좋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제3장은 유대인들이 어째서 시온주의를 발명했고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반향은 어떻게 생각했는지를 다루고, 제4장은 영국이 시온주의의 성장에 어떤 역할을 했고 무슨 이유에서 그랬는지, 제5장은 그 결과로 어떤 비극이 탄생하였는지를 설명합니다. 서평에 이걸 고르게 조명하면 이도 저도 아닌 글이 됩니다. 딱 하나를 집중해서 보는 게 좋고, 제3장이 서평을 쓰기에 가장 좋은 내용이 나올 겁니다.


학생이라 시간이 부족하다면,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서 1장과 3장만 읽어보세요. 6시간 정도면 다 읽을 겁니다. 그것만 봐도 서평 쓰기에는 충분합니다. 부족하다 싶은 부분은 제가 브런치에 올린 <해제(독서가이드)>를 보시면 되고요.



독서나 글쓰기가 중요하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막상 하려면 잘 안 되는 법이죠. 그래서 흥미를 느낄 만한 계기가 필요하고, 또 그게 쉬워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입문자들에게는 독후감이나 서평만큼 좋은 게 없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또는 그 이하의 자녀를 둔 학부모라면 자녀들에게도 권해 보세요. 입시에도 도움이 될 겁니다. 다만, 혹시나 해서 말씀드리지만, 저한테 서평 검토해 달라고 부탁하시는 건 형평성의 문제로 들어드릴 수 없습니다... (공모전이 다 끝난 다음에 아이 교육용으로 간단한 피드백은 가능합니다. 제가 먼저 말 꺼낸 거니까 자유롭게 요청하세요.)


아무쪼록, 팔레스타인에 대한 관심은 물론이고 우리 사회에 독서문화가 다시 살아나길 바랍니다.


관련 글 더보기




매거진의 이전글 서울국제도서전 관람 포인트 하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