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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 써 보는 의사 Dec 08. 2024

잃어버린 초심을 고하기

그새 잃어버린 초심


'나에게 보내는 편지' 첫 글을 다시 읽었다. 이렇게 시작하고 있었다.



'이 공간은 밑줄 없는 편지지다

그러니 굳이 줄을 맞출 필요 없다

그저 잊지 않기 위해 나에게 쓰자'



그런데 이미 왜 쓰기 시작했는지를 잊고 있었다.

이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쓰자.





1. 사람 관계 때문에 니 일상을 흔들지 마라


오늘 아침 너는 사람 때문에 의욕을 잃었다.

그로 인해 니 일상이 무너졌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굳이 그런 일들 해서 뭐 하나 생각이 들었다.


너는 니가 사람 때문에 쉽게 흔들리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너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사람에 대한 부질없는 기대와 맞바꾸지 마라. 

사람은 그저 니가 가는 길에 마주치고 헤어질 뿐이다. 


그러니 사람과 관계없이 니가 하던 일을 오늘도 해라.


너는 알고 있다.

니가 사람에게 기대하는 이유는 너 스스로의 힘으로 삶을 살아가려 하지 않기 때문이란 걸.


조코 윌링크의 말처럼 때로는 '규율이 너를 자유케 한다.'

니가 스스로 정한 규율을 니 스스로 쉽게 깨버리지 마라.

신도 본인의 법칙을 거스르지 않는다.

니가 주체적으로 정한 규율을 스스로 깰 때 

너 스스로 너의 존재를 부정하는 꼴이 됨을 명심해라.


무너진 규율은 자유가 아니라, 타락이다.

규율에 얽매여 살라는 의미가 아니다. 


너의 존재를 속박하는 타의적 규율에서는 벗어나되, 너의 존재를 지키는 규율은 거스르지 마라. 

그것이 너에게 자유를 준다.





2. 하기 전에는 왜, 라는질문을 해라. 하지만 하기로 마음먹고 난 다음에는 왜, 라는 물음을 집어치워라.


니가 이 일을 왜 하는지 숙고하고 결정하고, 결정한 뒤에는 무조건 해라. 

왜라는 질문은 아주 중요하지만, 일단 결정을 내린 일에 자꾸 왜라고 물어보면, 

너도 모르게 그만둬야 할 핑곗거리를 생각하게 된다. 


그냥 해라.


김연아에게 기자가 물었다. 왜 이 힘든 연습을 계속하냐고?

김연아가 말했다. 왜가 어딨어, 그냥 하는 거지.


새벽에 달리기를 하기로 했으면 그냥 해라. 

니가 이걸 왜 하지, 라는 질문. 그게 언제 튀어나오는지 생각해 봐라. 

주로 힘들 때다. 힘들 때 그 생각을 하는 이유는 결국 안할 핑계를 찾기 위함이다. 

그러니 결정했으면 묻지 말고 그냥해라. 


니가 계획했던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왜라는 질문을 집어치워라.


자꾸 질문이 하고 싶다면 차라리 좀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봐라.

왜 사냐? 라고. 


뭐라고 답할 건가? 니가 살아야 할 이유가 뭔가? 집요하게 파고들면 왜 사는지 점점 더 알 수가 없다. 

그렇다고 죽을 것인가? 명확한 답이 없다고 죽어야 하는가?


일단 살아라. 

그럴듯한 철학자의 말을 인용하자면,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


너는 이 말을 철학적으로 깊이 이해하지 못하지만, 니 삶으로 온 몸뚱이로 이해한다.


일단 살아라.

그리고 일단 해라. 그러면 의미가 자연스레 모습을 나타낼 것이다.

니 삶의 의미는 결과가 아니라, 살아내는 과정 그 자체에 있다.





3. 너의 적들과 반대 의견이 너에게 도움이 됨을 인정해라.


인정해라. 적이 없으면 너도 성장하지 않는다. 

반대가 없으면 너는 그저 그 자리에 머무르려고만 한다. 


적과 반대가 너를 힘들게도 하지만, 적과 반대가 존재하기에 니 생각과 행동이 더 가치 있어진다. 

또 너의 생각을 더 세련되게 다듬고, 너의 의지와 행동을 더 단단하게 만들 수 있다.  


페더러와 나달처럼 서로에게 유익한 경쟁자라 생각해라

그들의 존재를 고마워해라.


그들이 쓰러지려 하면 기꺼이 일으켜 세워줘라.

그들이 있기에 너도 있음을 항상 기억해라.


못되게 굴지 말고, 그들을 인정해라.

너 자신을 위해서라도





4. 너 혼자 모든 일을 다하려고 하지 마라.


너의 능력을 증명하기 위해 너 혼자 애쓰지 마라.

그럴수록 오히려 독단과 독선의 늪에 빠져 헤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


팀을 만들어라.

너를 포함해 2명으로도 충분하다.  3명, 4명이어도 된다. 

7명은 넘지 말되, 다만 다양성을 갖춰라.


너와 의견이 다를수록 좋다. 

다만 목표와 목적만 같으면 된다.


너와 똑같은 사람으로만 팀을 구성하려는 유혹을 떨쳐내라.

왼손이 있으면 오른손도 있어야 한다.

왼손만 두쪽이면 온전히 일을 하기가 힘들다. 

니가 오른손이라고 왼손을 내치지 마라.





5. 니가 바뀌고 싶으면 바뀔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라


환경은 그대로 놔두고 니 의지로만 너를 바꾸려고 하지 마라. 

너를 바꾸고 싶다면, 일단 너의 의지가 얼마나 나약한 지부터 인정해라.

지금껏 그렇게 해서 실패했던 수많은 경험을 떠올려라.


사람은 위기가 와야만 바뀐다. 

그러므로 너를 바꿔야만 할 상황에, 그것이 시련일지라도, 너 자신을 던져 넣어라.


마음만으로 바꿀 수 있다는 말은 거짓이다. 

그런 사람도 있겠지만 너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안정적일수록 더 그렇다. 그러므로 불안정한 상황으로 가라.





6. 똑같은 일상에서 지루함을 빼라


그게 행복이다





7. 남을 욕하지 마라


남을 욕하는 시간 만큼 니 하루의 시간이 줄어든다.

니가 하고 싶고 해야 할 일들을 할 시간이 줄어든다.


그 기분, 부정적 정서가 이후에도 계속 영향을 미치며

다른 일을 할 때마저 긍정적 사고와 창의성을 유지하기 어렵다. 

좋은 아이디어는 항상 좋은 기분에서 나옴을 수도 없이 겪지 않았나?


또 남을 욕하면 언젠가는 소문이 나고 결국 너라는 사람의 신뢰와 평판도 떨어진다.

 

무엇보다 니가 왜 남을 욕하는지 생각해 봐라. 

그것은 책임을 전가하려는 의도이다. 

니 일에 집중하지 못한다는 말이고. 니 삶에 불만족하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남을 욕하고 싶을 때는 니가 왜 그러는지 너 자신의 문제점을, 그 근본적인 이유를 눈치채라.

너부터 잘해라.





8. 다른 사람의 생각만이 아니라, 감정도 이해하려고 노력하라.


너는 상대방의 생각과 입장을 곧잘 이해한다. 그것은 너의 장점이다.

그러나 연민을 느끼는 것은 종종 거부한다.


상대의 생각만 이해해서는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다.

상대방의 감정도 이해하려고 노력해라.


그가 없으면 나도 없다는 사실을, 타인의 존재가 나와도 연결되어 있음을 항상 기억해라.

그가 행복해야 나도 행복할 수 있음을 끊임없이 상기시켜라.





9. 잊지 마라. 모든 것은 불안정하다. 안정되게 있으려 하지 마라. 


몸도 안정된 곳에만 있으면 안정근이 약해진다. 당장은 좋을지 모르겠으나, 안정근이 약해지면 작은 흔들림에도 몸을 다치고 만다.


불안정은 자연의 속성이며 생명의 속성이다. 

불안정함이 모여 거대한 안정을 이룬다는 사실을 명심해라.


바다는 파도가 쳐야 한다.

파도가 없는 바다는 죽은 바다나 다름없다. 고인 물이 썩듯이.


니가 수술방에서 내내 보던 심전도를 떠올려라.

심전도는 파도처럼 일렁인다.

너무 거세게 밀려오면 브이텍(심실 빈맥)이 되고 죽을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잦아들기만 한다면, 플랫(심정지)이 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삶이 평온하기만을 바라지 마라.

평온하기만 한 삶은 죽은 삶이다. 정지된 심전도처럼.


평온함 속에 힘든 일이 생기거든 감사해라.

시원한 파도가 친다고, 심전도에 적절한 리듬이 찾아온다고 생각해라.

그래서 니 삶이 죽지 않고 살아있다고 생각해라.  





10. 책은 실행하기 위해 읽는 것이다.


때로는 지식을 쌓기 위해 읽기도 하지만, 그 지식조차 결국 니 삶을 성장시키기 위해서 있는 것이다.

지식을 위한 지식은 시간 낭비일 뿐이다. 심지어는 위험할 수도 있다.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은 지식이 쌓이면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이미 잘 알고 있다는 착각에 빠질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다른 사람이 아무리 좋은 말을 해도 듣지 않는다. 심지어는 나보다 잘하고 있는 상대를 가르치려 할 수도 있다. 

니가 다 알고 있다고 여길 테니까. 


이미 너는 그런 오만에 한두 번 빠져본 것이 아니다. 지금도 종종 빠진다. 

실행하여 유지되기 전까지는 진짜 아는 게 아니다.


그러므로 책을 읽을 때에는 그것을 어떻게 실행할 수 있을까 구체적으로 고민하면서 읽어라. 그리고 그 지식을 진짜 이해하려고 노력해라. 

그러자면 쓰는 사람의 입장에 되어야 한다. 

그냥 문자만 읽지 말고, 그 문자를 너의 입장에서만 마음대로 해석하지 말고, 저자가 어떤 심정으로 그 단어의 의미를 쓰고, 문장을 이어나갔는지, 저자의 입장에서 들여다봐라. 


좋은 책은 언제나 저자의 진심이 담겨 있고, 그 진심을 읽으려면 저자의 입장이 돼 봐야만 한다. 

문자는 중요하지 않다. 

저자의 진심은 항상 그 텍스트 너머에 존재한다. 


문자에 얽힌 통상적인 고정관념과 너만의 편견을 넘어, 그 진심을 읽어라. 그러면 좀 더 행동에 가까운 지식이 될 것이다.







오늘은 조금 혼란스러운 날입니다.

그 혼란을 정리할 겸 글을 남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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