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은 얼마나 비대칭이길래
항상 왼쪽 안경알에 왼쪽 눈썹이 먼저 닿을까
닦고 나면
5분도 되지 않아 다시
뿌옇게 흐려지는 왼쪽 안경알
언제나 한쪽이 흐린 삶을 살았다
또렷한 오른눈과 유난히 긴 왼쪽 눈썹이
절름발이처럼 걸으며
넘어질 듯 작은 돌부리에 휘청
위태로운 걸음걸이
아슬아슬 견뎌온 삶 눈속에 맺히다가 가끔
중력을 이기지 못해
뺨을 타고 흘러내린다
탈출을 그리며 왼쪽 눈으로 삐져나온 붉은 샛길들
여전히 눈속에 갇혀있다
뿌연 왼쪽 안경알 때문인지
또렷한 오른눈 때문인지
뜨거운 낙하
색 바랜 안경닦이로
얼룩진 삶 마저 닦는다
내 눈도 비대칭, 얼굴도 비대칭
항상 왼쪽 안경알이 눈썹에 먼저 닿습니다.
그렇게 안되려고 아무리 안경을 고쳐 써도
금세 왼쪽 안경알부터 뿌예집니다.
그래서 자주 왼쪽 안경알을 닦아야 합니다.
얼룩지면 닦아내고 얼룩지면 또 닦아내고
쉼 없이 닦아내지 않으면 앞을 제대로 보기가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