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증, 편집증, 망상증, 정신분열 등 각종 정신 이상자들의 세상은 평범한 사람들이 보기엔 정상처럼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정신이상자들이 느끼기에 그 세계는 진실처럼 받아들여지는 현실이 될 것이다. 여기서 문제점이 하나 야기된다.
진실된 현실이란 과연 존재하는가?
평범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각자만의 세계가 존재하지 않던가.
어머니의 자궁에서 비집고 나와 세상의 빛을 마주하는 순간 하나의 세계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던가. 그러면서 본인들의 세계는 안정되어 있으며, 정상이라고 우기는 것이 과연 합당한가라는 문제이다.
개인적으로 정상인도 충분히 정상이상자들처럼의 행위와 망각을 일삼는다.
예를 들어보자. 소설이나 인터넷에서 떠돌아다니는 세계관과 설정에 너무 심취한 나머지 그것을 현실에 접목시키는 이들이 존재한다.
또한 꿈에 취하고 매료되어 꿈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한 적이 과연 단 한 번도 없었는지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
추가로 과거로 돌아가 어린아이가 한번 되어보자. 그때 우리는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해 그것을 현실에 덮어 씌워 마치 현실인 것 마냥 놀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것은 마치 망상증 환자와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 이외에도 사례는 무수히 많겠지만 위에서 다양한 일례를 본 것처럼 이제는 이게 정상이니 저게 진짜니 하는 잣대를 내세울 수는 없을 것이다.
이는 지금까지 우리가 느끼고, 바라보는 현재도 예외는 아닐 것이라 판단된다.
당신이 지금 보고 있는 이 텍스트, 핸드폰, 느껴지는 습도와 온기, 의자의 감촉이 진짜라고 확신할 수 있는가? 나는 확신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계속해서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이것이 진짜 현실일까?
이것이 진실인가?
지금 꿈속은 아닐까?
내가 소설, 게임 속 등장인물은 아닐까?
지금 느끼고 있는 현재와 시간은 존재하는가?
사실은 내가 만들어낸 망상은 아닐까?
혹은 이게 가상현실이라면?
등 이외에도 끊임없이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적어도 고대 철학자들이 무릇 얘기해 왔듯이 진리가 무엇인지, 생각하는 주체가 '나'가 맞는지, 현대학적 관점에서 바라보았을 때 그저 의식은 뇌의 반응 이후에 따라오는 현상에 불과한 것인지, 결정론과 자유의지의 벽에 막히는지, 사악한 존재가 모든 것이 옳지 않은 것들로 내 머릿속을 가득 채웠는지, 언어, 수학적 한계를 다다르고, '나'란 사유 자체에 의해 만들어진 종합에 불과하며, 종교적인 힘에 기대기도 하고, 데카르트가 말했듯 "나는 내가 사유하는 동안만 존재한다."든지 등 이 이상 우리가 무엇을 더 할 수 있겠는가. 그저 고대부터 현재까지 우리는 끊임없이 의심과 사유를 할 수밖에 없는 존재들이다.
저명하다고 알려진 그들조차도 끝없는 토론 끝에 밝혀낸 게 없다고 해서 우리라고 모른다고는 확정 짓지 않겠다.
다만 적어도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끊임없는 의심과 사유 끝에 오는 그 무엇인가를 느끼며, 남의 세계를 파괴하는 행위는 멈춰야 한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