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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Happy Letter Jun 10. 2024

무제(無題) 2

THL 창작 시(詩) #140 by The Happy Letter


무제(無題) 2



잠이 온다

매일 난공불락(難攻不落)

천근만근 무거운 눈꺼풀

눈을 문지르고 끔벅이며

억지로 물리치려 애써보지만

아무리 가라 해도 잠은 금방 다시 찾아온다


매일 사당오락(四當五落)

억지로 잠자는 시간(時間) 줄여 가며

공부도 더 하고 일도 더 하고

밤새 놀더라도 열 두시 전 자는 건

청춘(靑春)의 ‘가책’(呵責)으로 남았는데

잠자는 시간이 세상 제일 아까웠는데


이젠 잠이 안 온다

매일 꾸벅꾸벅

버스에서도 지하철에서도

앉아서도 서서도

시도 때도 없이 오던 그 잠이

이젠 아무리 오라 하고 기다려도 오지 않는다


매일 기진맥진(氣盡脈盡)

조금만 피곤해도

모두 다 잠 못 잔 탓

잠이 보약(補藥)이라는데

잠 참는 게 세상 제일 고통(苦痛)이었는데

이젠 그 고통 벗어나려 누워도 잠이 찾아오지 않는다



 by The Happy Letter















사당오락(四當五落) : 하루 네 시간만 잠자면서 공부하면 대학 입학에 성공하고 다섯 시간 이상 잠자면 대학 입학에 실패함을 이르는 말.(다음 [어학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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