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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Happy Letter Oct 21. 2024

철학자의 길

THL 창작 시(詩) #208 by The Happy Letter



철학자의 길



이맘때쯤일까, 울긋불긋 수려한 단풍길

하이델베르크Heidelberg 고성(古城) 뒤로

수놓은 병풍(屛風)처럼 펼쳐져 있을까


유유히 흐르는 *네카어Neckar 강 위로

그 다리 넘어 바로 건너편 언덕엔

한 폭 수채화(水彩畵) 같은 정원(庭園) 숨어있다는데

뱀길 따라 걷다 보면 이어지는 길 끝엔

유명한 철학자들 산책하며 명상(冥想)하던  곳

‘철학자의 길’이 아직 그대로 있다는데


나는 왜 차마 그 다리를 다 건너지 못했을까

그 길 따라 걸으면 영영 돌아오지 못할 것만 같았을까

나는 철학자가 되는 운명(運命)이 두려웠을까

아니면 그냥 되돌아오며 그저 나중을 기약(期約)했을 뿐일까

그들처럼 사색(思索)하고 고뇌(苦惱)하면

언젠간 ‘철학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을까


지금처럼, 무심히 붉어지는 가을 길 따라

어쩌면 이미 여태껏 걸어온 여정(旅程)이

철학자의 길이라 애써 믿고 싶었기 때문일까



by The Happy Letter



*네카어 강(Neckar River): 독일 라인 강의 우측 지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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