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L 창작 시(詩) #217 by The Happy Letter
아침 내내 자욱하던 안개 걷히고 나니
아직도 선홍빛 단풍(丹楓)나무는
화롯불 뜨겁게 불타오르는 듯
화창한 가을햇살 맞아 눈부신데
지난밤 바람에 나뭇잎 다 떠나보낸
산책길가 애처로운 노목(老木)은
상심(傷心)에 갈 길을 잃은 것처럼
앙상한 가지로만 남아 쓸쓸하다
그 나무 늙어 땅 위로 뼈 같은 뿌리 불거지니
울툭불툭 애처롭게 야윈 엄마손 같아 보여
괜스레 푸른 하늘 쳐다보던 나는
못내 서글프게 눈물 흘리고 만다
by The Happy Let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