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나면 한번 들러라. 냉장고에 사과 사놨다. 주말에 마실 갔다가 사과가 너무 좋아 보여 좀 많이 샀다. 박스 위에는 붉은 빛깔로 다 크고 좋았는데 집에 와서 냉장고에 하나 둘 넣다가 보니 어떤 것은 좀 퍼렇기도 하고 좀 자잘하기도 하구나. 상술이니 뭐니 너무 그러지 마라. 안 그러면 사과값이 좀 더 비쌌겠지. 사과도 수확 때가 다 되도 다 똑같이 익는 것은 아니다. 어제 저녁에 테레비 보다가 목이 말라 하나 꺼내 먹었는데 보기보다 달고 맛있더라. 여기도 며칠 추적추적 비가 왔다. 낙엽 많이 떨어진 길 걸을 땐 잘 보고 천천히 조심해서 다녀라. 물에 젖은 나뭇잎은 겨울눈처럼 미끄럽다. 밥은 잘 먹고 다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