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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 거울을 사야 하는 이유

by The Happy Letter


필자는 특별한 이벤트가 없으면 매일 아침마다 이른바 OOTD(Outfit Of The Day)라는 ‘오늘의 옷차림’ 또는 ‘오늘의 패션’을 각별히 신경 쓰지는 않는다. 요즘 인기 있다는 ‘꾸안꾸’(꾸민 듯 안 꾸민 듯한 패션)를 따라가지도 못하지만 편한 옷차림으로 늘 입던 익숙한 옷에만 손이 먼저 가는 편이다.


그래도 아침엔 상반신만 보이는 거울보단 전신全身이 다 비치는 전신 거울을 보게 된다. ‘코디’coordination라고 할 것까지는 없다 하더라도 아래 윗옷의 매칭과 균형, 그러니까 전체적 밸런스를 함께 보고 싶어서다.


비록 내가 전신 거울을 보며 오늘의 내 아웃핏outfit과 “외모쳌”을 한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내가 못 보는 면이 있다. 바로 내 “뒷모습”이다.


최근 어느 지인 모임에서 누가 스냅snap사진을 여러 장 찍어 보내준 적이 있는데 이리저리 여러 명을 좁은 앵글에 한꺼번에 다 담으려다 보니 어떤 사진에는 내 뒤통수가 찍힌 사진도 있었다. 머리 뒤쪽은 내가 평소엔 자주 못 보던 영역이었는데 머리숱이 눈에 띄게 줄어든 흔적이며 그리고 여기저기 흰머리며 마치 나의 새 모습을 발견한 것 같았다.




사람들은 어떤 대상을 보거나 사고를 할 때 한 단면만 보지 말고 늘 입체적cubic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흔히 말하는 “자기 객관화”[메타인지metacognition]를 위해서도 스스로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우리가 매일 아침 집을 나서기 전에 ‘거울’을 보듯 스스로를 돌아보고 성찰하는 시간을 자주 가져야 할 것이다.(혹자는 거울을 보며 나르시시즘narcissism에 푹 빠지기도 하지만)


각자 자신에게 적합하고 저마다 선호하는 방법은 다르겠지만 필자의 경우 여기 이런 공개적인 글쓰기 또한 어떤 ‘메타인지’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본다. 건설적인 피드백feedback을 받으며 자신이 쓴 작품 글들뿐만 아니라 자신의 모습(때로는 뒷모습까지)도 입체적으로 더 잘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P.S. : 앞서 발행한 글, [순간 잠깐 고민했다]를 읽어주시고 반갑게 멋진 의견을 남겨주신 독자(작가)분들께 댓글과 대댓글을 대신하여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여기 사진도 필자가 직접 찍은 것입니다. 평소 꽃 사진들을 찍으면 대개 활짝 핀 앞모습만 찍었는데 지난 주말엔 가을비를 맞고 고개 숙인 꽃들의 뒷면을 담아 보게 되었습니다. 늘 행복 가득한 나날 되소서:D



















메타 인지(meta認知, metacognition) : 자신의 인지 과정에 대하여 한 차원 높은 관점에서 관찰, 발견, 통제하는 정신 작용(Daum 어학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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