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의 유언
우재(愚齋) 박종익
당신 가슴을 간질이는
한 편의 시가 되고 싶습니다
가을 새들의 붉은 입술에서
흘러나오는 노래가 떠오르지 않는다면
어느 무덤가에 세워 놓은 이름 몇 자보다
더 푸른 문장을 꺼내 읽어 주세요
혹시 달력을 넘기다가 청춘이 생각나지 않커던
그냥 한 번 씩 웃어주시고
다음 문장으로 넘어가 주세요
그러다가 저 마른 가지에 쌓인 그리움이
자꾸 발끝으로 떨어지면
애써 잡으려 말고
그냥 갈바람에 몸을 맡기고
끝없이 펼쳐지는 가을 능선을
홀가분하게 날아 올라가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