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분의 일
우재(愚齋) 박종익
열십자(十)로 사 등분 된 창문에
첫눈을 바라보면
사 등분으로 날리는 눈송이
사 등분 된 얼굴, 그 얼굴을 보면
괜히 뒤숭숭해진다
내리는 눈을 빗자루로 엮어
한 번 두 번 세 번
잘못 쓴 편지를 퇴고하는 마음으로
창밖 풍경을 쓸고 닦으면서
나눗셈을 한다
지난가을 잎사귀들이 하나둘 사라지면
세상은 컴퓨터를 사분의 일로
갈아엎어 놓은 양
겨울 풍경을 사 등분 한다
그러다 사분의 일로 비치는 내 얼굴과
눈도장을 찍어주던 첫눈은
편지의 첫 문장처럼 흔적만 남기고 흘러내려
마지막 눈(雪)물이
내 눈(眼) 속으로 파고들기도 하고
첫사랑, 내 사분의 일의 쓸쓸함에 대해
노래 불러 줄 얼굴이
사분의 일로 떠오른다